삼성코닝 수원공장 관구사업부 김정호씨(37)는 금연의날(31일)을 맞아
더욱 바빠졌다.
6개월사이에 무려 70명의 동료직원들에게 담배를 끊도록 했다해서 동료들
사이에서 "금연도사"로 통하는 김씨는 올해안에 공장전체를 금연사업장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골초였던 김씨가 금연운동에 앞장서게 된것은 지난해 10월 관구사업본부의
환경안전과에서 방화업무를 담당하고부터이다.
하루에 두갑이상을 피우던 그는 업무성격상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울수
없게되자 이기회에 아예 담배를 끊고 금연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업무(TV소재 부품 생산)가 고도의 정밀도를 요하는 것이기때문에
스트레스로 인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어느 사업장보다 많았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정신나간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지요"
소극적인 금연운동으로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좀더 적극적인 방법을
펴기로하고 자신이 조장으로 있는 "안전분임조"를 통해 금연실태를
조사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조사결과 전체직원 1천8백90명가운데 3분의2 이상이 흡연자이며 하루3
4갑을 피워대는 체인스모커도 50여명에 달했다.
김씨는 우선 이들 "골초파"들을 공략대상으로 정하고 개별접촉을 벌였다.
시간이 날때마다 이들을 만나 금연을 설득했고 심지어는 회식장소에까지
쫓아다니며 담배의 해독성을 늘어놨다.
"처음 얼마동안은 상대를 해주지 않더군요"
남이야 담배를 피든 말든 네가 뭔데 간섭이냐는 반응들이었다.
욕설을 퍼붓는 사람도 있었다.
김씨는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않고 회사에 도움을 요청,금연스티커를
대량으로 제작하여 사업장과 동료직원들의 차량에 붙이고 담배의 해독성을
알리는 홍보물을 만들어 흡연자들에게 수시로 전하며 설득했다.
회사측도 김씨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탄,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2 5평
남짓한 흡연실을 사무실과 생산라인 곳곳에 만들어주고 흡연실을 제외한
전사업장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하는등 김씨의 금연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2 3개월이 지나면서부터 골초파를 자처하던 체인스모커 한두명이 담배를
끊더니 6개월 사이에 금연자가 70여명으로 불어나더군요"
한 평사원의 의지로 시작된 금연운동이 마침내 엄청난 결실을 얻게
된것이다.
그러나 요즘 김도사에게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담배를 끊는 사람이
한달 평균 10여명 선에서 3 4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금연 홍보가 한계에 달했나 봅니다"
그래서 김도사는 직원들의 가정에 가정통신문을 보내 가족들로 하여금
가장이 담배를 끊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방법을 쓰기로 했다.
회사측도 대당 5천만원이나 하는 체력측정장비를 설치,흡연자들이
폐활량이나 심전도등을 스스로 체크해 담배를 끊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김도사의 악발이 정신으로 시작된 금연운동이 빠른 속도로 전사업장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씨의 끈덕진 설득에 담배를 끊었다는 진주환인사부장은 5만5천평에
달하는 삼성코닝 전사업장에서 담배연기가 사라지게 될 날도 멀지않았다고
전망했다.
<이성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