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타결가능성이 높아졌다.
쌀시장개방 여부로 전국민의 관심사가 되고있는 UR협상은 유럽공동체(EC)가
협상진전의 최대걸림돌인 농업보조금 분야에서 한발짝 양보함으로써 극적
타결의 실마리를 잡았다.
EC 12개회원국 농업장관들은 지난주말 EC의 곡물가격을 96년까지 29% 내리
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또 외국농산물 수입관세를 t당 57달러수준으로 유지하는등 10여개
항의 EC공동농업정책(CAP)개혁안에 합의했다.
이같은 결정은 농산물수출 보조를 물량기준 24%,금액기준 36% 감축하도록
돼있는 UR협상 최종안에 근접하는 것이다.
86년9월에 시작된 UR협상은 현재 농업보조금 삭감폭을 둘러싼 미국과 EC간
대립으로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농산물수출 분야에서 서로 경쟁관계인 미국은 EC에 대해 농업보조금의 대폭
삭감을 요구해왔고 EC는 이에맞서 소폭삭감을 주장했었다.
EC가 이번에 곡물가격의 대폭인하를 결정,결과적으로 농업보조금을
당초보다 더 많이 줄이게 됨에따라 미국의 보조금삭감 요구수준에 거의
맞췄다.
미국은 작년 12월에 아르투어 둔켈 GATT(관세무역일반협정)사무총장이
제시한 UR최종안을 원칙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EC는 최종안에 들어있는 농업보조금 삭감폭이 너무 크다며 이안을
거부했었다.
일부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EC의 이번 양보조치로 UR협상이 빠르면 오는
7월초 G7(서방선진7개국) 정상회담 전후에 극적으로 타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오는 27일 미국을 방문할 계획인 프란스 안드리에센
EC대외담당 집행위원과 칼라 힐스USTR(미무역대표부)대표간 회담결과가
UR타결 여부의 분수령이 될것으로 보고있다.
미국이 EC의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에 상응해 금융 통신등
서비스시장 개방분야에서 EC와 일본에 양보할 경우 UR협상은 매우 빠르게
진척될수 있다고 이들 전문가는 말했다.
미국은 올초에 서비스시장 개방과 관련,당초 방침을 바꿔 금융 통신 해운을
GATT의 최혜국대우(MFN)조항에 적용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금융 통신 해운시장을 완전개방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이때문에 UR협상은
전체 7개분야중 농산물과 서비스시장의 2개부문에서 앞으로 진척을 보지
못했다.
미국은 EC조치에 대해 원칙적으로 환영한다고 논평하면서 그러나 UR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서는 아직 할일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둔켈 GATT사무총장은 "UR의 최종타결을 향한 중요한 진일보조치"라고 EC의
CAP합의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농업보조금의 대폭삭감을 주장해온 케언즈그룹(농산물 수출보조금을 지급
하지 않는 13개 농산물수출국가)의 주요멤버인 호주와 뉴질랜드는 EC의
결정을 환영했다.
이와관련,국내통상 전문가들도 대부분 EC조치가 UR협상타결의 중대한
계기가 될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김기홍책임연구원은 "EC의 양보가 계기가 돼 UR협상이
앞으로 3개월내에 타결될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박태호선임연구위원도 EC의 CAP개혁안 합의로
6월중에 협상속도가 매우 빨라질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빠르면 9
10월께,늦어도 올연말 또는 내년초에는 타결될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이문봉 선임연구원은 "미대통령선거 때문에 연내에
협상이 타결되기는 힘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