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거물급 미술상들이 한국미술시장으로 몰려오고있다.
23일 화랑가에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이후 세계미술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미술품구매잠재력이 높은 한국을 "공략"하기위해 유럽 미국등
외국미술상들이 잇달아 내한하고있다.
이에따라 국내미술시장이 최근 불황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외국미술품수입액은 올3월말현재 9백47만7천달러를 기록,지난해
같은기간에비해 2배나 늘어났다.
올들어 공식 비공식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미술상은 20명이 넘는다.
지난1월 영국 리버플 테이트갤러리의 루미스빅스관장과
워싱턴코코란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고있는 테리 셜튼씨가 방한한것을 비롯
3월에는 프랑스미술가협회장겸 마르몽탕미술관관장 아르노드
도트리브씨,스페인 살바도르 달리 재단의 로베르 데샨씨,벨기에의
브라쇼화랑대표 이시 브라쇼씨등 7명의 미술관계자들이 잇달아 한국을
다녀갔다.
또 파리의 대표적 화랑인 템플롱화랑대표 다니엘 템플롱씨가 4월초 한국을
찾은데이어 세계적 경매회사인 뉴욕 소더비의 마이클 에인슬리회장과
소더비와 쌍벽을 이루는 뉴욕크리스티의 마이클 핀들리수석부사장도 4월초
1주일간격으로 방한했다.
이밖에 미셸 크리스티앙(프랑스피카소미술관장),드
크로(파리세피아갤러리대표),미노루 니이즈마(일본작가)씨등도 올들어
한국을 다녀갔다.
이들 외국미술상은 대개 한국미술의 국제미술시장소개,국내화랑과의
전시회개최협의등을 표면상의 방한목적으로 내세우고있으나 실제로는
한국미술시장을 공략하기위한 시장조사및 고객사전탐색차 내한한것으로
국내 미술관계자들은 보고있다.
지난4월5 20일 호암갤러리에서 열린 "이탈리아현대미술-트랜스
아방가르드전"개막행사참석차 한국을 찾았던 다니엘 템플롱씨나 초현실주의
미술의대가 르네 마그리트전을 오는 10월 한국에서 개최하기위해 내한했던
이시 브라쇼씨는 전시회유치와함께 한국미술의 취약한 구조를 직접살피고
한국의 주요미술품수집가들을 수소문해간것으로 알려졌다.
또 마이클 핀들리씨는 올 가을쯤 국내화랑과 합작형태로
크리스티한국지사를 설치하기위해,마이클 에인슬리씨는 이미 설치된
소더비한국지사에서 본격적인 미술품경매가능성을 모색하기위해 각각
방한했다는것이 화랑가의 분석이다.
이처럼 외국미술상들이 한국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한국미술시장이 완전 개방된데다 한국미술시장의 구매잠재력이
어느나라보다 높기때문인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뉴욕소더비에서 열렸던 한국미술품경매에서 "수월관음도"가 예상을
뛰어넘는 13억2천만원에 낙찰된 것을 비롯 입찰에 부쳐진 22점의
작품가운데 18점 대부분이 한국인에게 팔려나가는등 높은 낙찰률을
보인것이 외국미술상 방한러시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는것이다.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외국미술상들의 한국진출을 막을수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다만 한국미술시장이 취약한만큼 해외미술정보를 신속히
입수하고 화랑들의 기획력을 키워 이에 대응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정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