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영기업체장들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선임절차방 "비경영인 많아
경쟁불리-비판도 의자빼앗기놀이(Musical Chairs)라는 게임이 있다.
음악에 맞춰하는 게임인데 의자에 먼저 앉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의자는
당연히 게임에 임하는 사람수 보다 적다.
프랑스에서는 지금 이 의자빼앗기놀이 때문에 잔뜩 긴장해 있다. 45개
국영기업체 장들의 임기(3년)가 끝나가기 때문이다. 올봄과 여름에
시작되는 게임은 12월까지 계속된다.
이번 게임에서는 컴퓨터메이커인 불사와 자동차기업인 르노사,전자업체인
톰슨사등의 최고경영진들이 가장 위태로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학업체인 롱 플랑사,알루미늄 생산업체인 프시니사의 회장들도 편치않다.
국영기업체 인선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이달말까지는 정부 각료와
고위층이 작성한 명단이 공개될 전망이다. 물론 최종 결정권자는
미테랑대통령이다.
프랑스 정부의 기업에 대한 영향력은 막강하다. 행정관료들의 힘은
국영기업체 뿐만아니라 민간기업체의 장을 임명하는데 까지 미치고 있다.
프랑스 국영연구소인 CNRS는 최근 독일과 프랑스 기업의 최고경영자
선임방법(상위 2백대기업)을 비교평가했다. CNRS는 보고서를 통해 프랑스
정부의 인사정책개입이 외국기업들과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있게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44%는
그랑에콜(정부각료집단)혹은 그랑코(공무원집단)등 국가를 배경으로한
인물들이었다. 반면 독일 최고경영자들의 3분의 2는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기업체 출신들이었다.
CNRS보고서는 프랑스최고경영자들이 전문기업인이라기보다는
독점기업체제에 더 잘 어울리는 인물들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프랑스
상위 2백대기업 회장들의 36%는 기업체에 대한 경험이 전혀없이 곧바로
회장직에 오른 인물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독일 기업인들에 비해
산업및 기업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할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독일에서는 어느 대학도 프랑스처럼 압도적인 지배권을 갖는 경우가 없다.
물론 최고경영자의 50%는 박사학위소지자다. 하지만 법조계와 경제계
이공계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독일기업들은 동료들과 잘 어울릴수
있는 산업현장 출신들을 높이 평가하고있다.
이에반해 프랑스 기업인들은 정부의 낙하산식 인사에 매우 익숙해져있다.
때문에 독일기업인들에 비해 사기가 떨어질수 밖에 없다.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면에서도 심각한 장애요인이 되고있다.
물론 프랑스 국영기업의 인사정책도 과거에 비하면 경영자의 자질을 대폭
고려하고 있는 편이다. 아마도 톰슨사의 알랭 고메즈나 철강업체인 우지노
사실로사의 프랑시스 메,프시니사의 장 강드와 같은 인물들에 대해 그들의
전문가적 자질을 문제삼는 이는 드물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정치적 입김이 인사결정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있다.
몇몇 국영기업체 사장들은 3년임기제가 업무를 익히기에는 너무 짧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금과 같이 국제간 경쟁이 치열한 때에는 효율적 경영이
불가능하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김병철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