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로의 전환과정에서 혼란을 겪고있는 러시아에서 달러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외국인 전용의 호텔이나 상점뿐 아니라 내국인이 사용하는 상점들조차도
자국화폐인 루블화보다 달러를 환영하고 있다.
주요도시의 상당수 호텔이나 고급식당들은 아예 내국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외국인과의 동행시에도 루블로 지급하는것을 꺼리고 있다.
달러가 인기를 끌고있는것은 루블의 불안정성때문. 작년8월
쿠데타전까지만 해도 달러에 대한 루블의 교환비율은 공정환율 0.58루블
상업환율 1.76루블 여행자환율 27.6루블이었으나 요즘 실제 환율은 달러당
1백루블을 육박하고 있다.
이에따라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1백50만명의 외국인들은 단지 달러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귀족"대우를 받고있다.
각종 상점에는 물품구매를 위한 소비자들의 긴행렬이 늘어져 있으나
외국인들은 줄과는 상관없이 우선적으로 상품을 살수있다.
이밖에도 외국인을 환영하는 "환대자"들은 외국인전용 호텔에서 쉽게 눈에
띈다.
"직업여성"인 이들은 서방국 중동 그리고 일본인 관광객들을 노린다.
외국인전용 호텔은 달러를 가장 손쉽게 모을수 있는곳이기 때문이다.
"직업여성"들은 하룻밤에 1백 2백달러를 벌어들인다. 다른
일반근로자들의 1년치 봉급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이다.
달러가치가 이처럼 폭등하면서 위조화폐들이 날로 늘고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위조화폐의 주종은 1백달러짜리 고액권으로 러시아시민들이 외국돈에
익숙지 않은 점과 경제혼란을 계기로 사용량이 늘고있다.
러시아 내무부관리들은 지난 5년동안 약50만달러의 위조외국지폐와
4만루블에 상당하는 루블화를 압수했다.
위조지폐는 대부분이 외국에서 만들어져 러시아로 들어온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경찰은 최근 5년동안 국내에서 1백명이상의 위조범을 체포했다.
러시아내무부의 미하일 바리노프씨는 "화폐위조범의 일부는 기술이 아주
뛰어나고 정부가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사진복사기와 인쇄기
레이저주사기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블화가 제기능을 다하기위해서 시급한것이 루블화의 완전한 태환화.
러시아는 지난달 27일 IMF(국제통화기금)에 가입한데 이어 오는 8월1일까지
루블화를 완전히 태환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있다.
러시아정부가 태환화작업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달성하느냐에 따라
달러화의 위세가 수그러들것으로 보인다.
<최인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