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사상가 리히텐베르크(1742 1799)는 인류문화의 발전사에 세가지의
좁은 관이 기여한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펜 소총,그리고 남자의
생식기등 좁은 관을 통해 오늘의 인류역사가 창조 발전되어 왔다"는게 그의
인류문화발달사의 요지이다. 문화를 이끌어온 3륜차의 앞바퀴역할을 한
펜의 위력을 강조한 관찰이라 하겠다.
유태인 사회에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은 거절해도 책을 빌리러온 사람은
빈손으로 되돌려 보내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돈을 생명처럼 여기는
유태인들이 독서를 돈버는 일보다 더 귀하게 여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돈은 아무리 많이 벌어도 세금으로 그 대부분을 빼앗기게 마련이지만
머리속에 넣어둔 지식은 세금으로 빼앗기지 않는다는것. 요즘처럼
불확실한 세상에 지식만큼 확실한 재산은 없다는게 유랑민 유태인들이
터득한 생활철학이다. 그래서 그들의 교육열은 어느민족보다도 월등히
높은 편이고 그결과 세계적인 석학을 대량 배출해 냈다.
요즘 한국의 서점들이 "사상초유"의 심한 불경기에 허덕이며 속속 문을
닫고있다고 한다. 30여년이상 서울의 종로 한복판에서 책을 공급해온
한서점이 불황에 못이겨 폐점해버렸고 그 외의 많은 서점들도 부도의
위험을 안은채 문닫을 날을 기다리고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서점들의
책판매량이 작년 이맘때에 비해 30%이상 줄었다니 책방의 명맥유지가
갈수록 어려워진 것이다.
서점들이 줄을 이어 문을 닫아야한다는 것은 곧 출판사가 고사한다는
사실과 직결되며 출판사가 휘청거리면 지식산업이 퇴락하리라는 것은 뻔한
일이다.
VTR등 오디오 비디오의 대중침투를 출판계위기의 주범으로 몰아세우고
있으나 다른 나라의 예를보면 전혀 타당성이 없는듯. VTR산업의
선진국으로 알려진 미국이나 일본은 독서열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도서관이용률이나 대형서점의 수익율도 만만치 않는 증가추세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공공도서관이 도시개발의
필수사항이며 주민이면 누구나 운전면허증 제시만으로 열람과 대출이
가능하다. 일본의 초대형서점들이 성업을 구가하고있는 모습은 그저
부러워만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대중의 미팅장소를 도심의 다방공간대신 서점으로 바꾸어
본다든지,주거지근처의 국민학교교실 하나쯤을 근처 주민들을 위한
독서실로 밤늦게까지 제공하는 확고한 착상들이 필요할것 같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