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부가 지난 9일 발표한 "91년 농어가경제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평균소득이 90년보다 18. 9%나 늘어난데 비해 빚은 9. 7%
늘어난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농가의 여유돈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 75년이후 처음으로 가구당 평균 예금이 빚보다 많아졌다.
그러나 농어가살림이 크게 나아진 것같은 겉보기와는 달리 조금만 자세히
보면 농어가살림의 "홀로서기"가 어려움을 쉽게 알수있다. 먼저
본업외소득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고향을 떠난 가족들의 송금을
포함하는 이전수입말고는 노임등 사업이외소득이나 겸업소득의 증가율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특히 이전수입은 농어가총수입의 18. 4%,19.
9%를 각각 차지하고 있으며 본업인 농어업소득의 34. 2%,42. 5%나 되는
실정이다. 또한 농가빚의 증가율이 낮아진 것도 각종 빚경감대책에 힘입은
탓이며 그나마 빚을 많이 진 농가의 분포가 늘어났다.
이처럼 농어가살림이 크게 나아지지 못한것보다 더큰 문제는 농어가소득과
도시근로자가구소득의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있다는 점이다. 지난 88년에는
농어가소득이 도시근로자가구소득보다 많았으나 그뒤로 계속 낮아져
지난해에는 도시근로자가구소득의 94. 3%에 불과했다. 이렇게 도시와
농어촌의 소득격차가 커짐에 따라 해마다 농어촌인구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로 몰렸으며 지난해에는 무려 59만3,000명이 농촌을 떠나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이에따른 부작용이 많겠지만 특히 세가지가 지적될수 있다. 첫째는
도시과밀에 따라 교통난 주택난 용수부족 쓰레기처리 대기오염등의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위해 해마다 막대한 정부예산을
지출하고 있으나 해결은 커녕 날로 악화되고 있다.
둘째로 농어촌인구의 격감에 따라 농수산물의 생산기반이 무너짐에 따라
농어촌에서 일손을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농수산물수입이 크게 늘어나 무역수지적자의 상당액을
차지했다.
셋째는 안정적인 내수기반이 약해 경제안정을 이루기 어렵다.
수출주도정책으로 급성장한 것은 사실이나 통상마찰로 한계가 있으며
해외시장의 경기에 따라 국내경제가 너무 큰영향을 받기때문이다.
"농자천하지대본"은 이미 옛날얘기가 되었지만 튼튼한 농어촌살림살이는
균형있는 지역발전과 우리경제의 안정성장을 위해서도 더이상 미룰수 없는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