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9일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의 열매를 가시화하기 위한 제7차 남북고위급회담은
7,000만겨레의 뜨거운 염원에 힘입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어제 막을
내렸다.
남북한 쌍방은 지난 90년9월 제1차고위급회담이 시작된 이래 올해2월의
6차회담에 이르는 1년8개월동안에 남북한관계 개선을 위한 기본틀을
마련하고 정치분과위를 비롯 군사.교류협력위등 3개분과위를
발족,운영해온바 있다. 그러나 우리는 "기본합의서"에 담긴
남북연락사무소를 비롯해 군사공동위와 경제교류협력공동위및
부문별공동위가 그 시한인 5월19일 이전에 설치 운영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염려를 했던것이다. 특히 우리는 각종회담이 있을때마다 제기했던
1,000만 이산가족의 재회를 위한 화급한 당면과제에 대해 이번 7차회담이
어떤 결말을 낼지 궁굼히 여겨왔던 터이다.
이러한 남북간의 당면과제들이 이번 제7차고위급회담을 통해 실마리를
풀수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럽고 앞으로의 남북한간의
신뢰구축에 긍정적 성과를 기대할수 있게 해준다. 이제 남북한은 양측
총리가 어제 서명발효시킨 "남북군사공동위"를 비롯
"남북교류협력공동위"및 "사회문화교류협력공동위"의 구성운영을 통해
불가침이행보장은 물론 각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실천해 갈 기구를
마련,오는5월18일자로 발족시키게 됐다. 뿐만아니라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통일을 앞당기는데 필수적인 상설 남북연락사무소도
5월18일부터 판문점에 설치운영하게 됨으로써 쌍반간에 제기되는
제반과제들을 수시 협의할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이번 회담의 커다란
성과로 평가할수 있다.
다만 이번 7차회담을 통해 우리가 감지하게되는 몇가지 사실은 북한측이
왜 "기본합의서"22조에 명기된 "남북경제교류협력공동위"를 비롯한
"부문별공동위"구성에서 "사회문화교류협력공동위"설치만을 받아들였는가
하는데 많은 궁금증을 갖게 된다. 우리는 이미 이 문제와 관련하여
이산가족의 재결합을 위한 인도공동위와 통합.통신공동위를 설치 운영토록
제의한바 있었다. 이번 7차회담의 결과를 놓고 볼때 북한측이
8.15광복경축을 위해 특예사업으로 이산가족 100명을 포함한 240명의
고향방문단 상호방문에 동의하면서도 인적교류나 통행.통신등 남북한
사이의 신뢰구축에 원초적 작용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기피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특히 우리는 북한측이 이번의 8.15고향방문단을
"특례"사업이라고 지칭한 점에 대해 지속성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풍기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사태를 주목하게 된다.
남북한간에 사람이 오가는 문제는 물자나 정보의 교류에 앞선 평화통일의
출발점이 된다. 지난47년동안 단절되었던 이산간족들의 생사확인과
혈육상봉은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뿐만아니라 우리민족이 하나의 핏줄이라는
혈연공동체임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밑거름이 되어
물자교류나 합작투자를 통해 경제공동체의식을 되찾을수 있고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협력으로 발전시켜가면 이민족의 동질성을 되찾을수 있을
것이다. 이길만이 7,000만 겨레의 공존공영을 위한 민족공동체를
재현시켜가는 첩경이라는 것은 그 아무도 부인할수 없다. 우리는 북한측의
대표단원들이 지난90년9월4일 제1차회담을위해 서울을 방문했을 때 우리를
대하던 감정과 네번째 서울을 찾은 이번의 심정이 어떠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거듭된 만남을 통해 우리가 한 핏줄 한민족임을 뼈아프게
느꼈을 것으로 믿고 싶다.
이러한 우리의 믿음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것이
북한측의 핵사찰 문제라는 현실을 통감하게 된다. 남북한은 지난2월19일
발효된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에 기초하여
"남북핵통제공동위"를 구성 운영토록 합의,서명한 이래 세차례의 회의가
있었으나 비핵화검증을 위한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우리는 이번 7차고위급회담을 통해 남북한이 동시사찰을 위한
"사찰규정"마련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7차회담 합의문을
통해 오는 5월12일 4차회담을 개최한다는 사실만을 합의한채 막을 내리고
말았다. 특히 북한의 연형묵총리는 이번회담의 "기본발언"을 통해
핵사찰문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아무런 문제없이 핵사찰을 받기위한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지금에 와서 핵사찰
운운하는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김빠진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말에
대해 우리는 북한측이 앞으로의 "핵통제공동위"운영과 관련하여 중대한
시사점을 남기게 했다는 사실에 주목코자 한다. 한반도에서 핵문제는
우리민족의 생사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IAEA의 핵사찰은 물론
남북핵통제공동위를 통한 상호사찰이 실현돼야만 한다.
우리는 남북문제는 성급한 통일논의보다는 이산가족재회 물자교류
전쟁방지등 기초적 실천과제부터 풀어가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믿고
있다. 다음회담에선 이같은 우리의 소원이 좀더 가시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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