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해외중장기차입여건이 나빠지고 있어 금리부담증가와
외자조달차질등이 우려되고있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 종합금융회사등 금융기관들이
순수차입(뱅크론)이나 채권발행등을 통해 중장기자금을 들여올때
리보(런던은행간금리)에 0.5%포인트정도를 얹어줘야만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이맘때 리보에 0.2-0.3%를 가산한 금리로 중장기자금을
빌릴수있었던 것에 비하면 차입금리가 0.2 0.3%포인트 높아져 크게
불리해진것이다.
또한 해외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의 해외증권가격도 크게 떨어져
신규발행의 부진등 외자조달에 애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현상은 국제금융시장의 유동성부족이외에 우리경제의 불안등을 반영한
종합적인 국제신인도의 저하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차입조건은 국책은행보다는 시중은행들이 더욱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은행과 제일은행은 작년 1월만해도 리보에 0.1-0.275%를 얹어주고
일본과 이탈리아에서 뱅크론형식으로 돈을 빌려왔으나 올들어서는 그정도
수준으로 원하는 금액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상황이다.
서울신탁은행의 경우 올들어 지난1월 벨기에에서 2천만달러를 차입했으나
조건은 리보에 0.4%를 가산한 수준이었다.
한국종금은 비슷한때 리보에 0.5% 얹어 1천5백만달러를 차입했다.
신용도가 좋은 외환은행도 지난3월 룩셈부르크에서 변동금리부채권
(FRN)을 발행,1억달러를 조달했으나 금리는 리보+0.4%였다.
금융기관의 차입금리는 수수료를뺀 액면금리여서 밝히기를 꺼리는
수수료까지 합하면 차입부담은 더 무거울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차입조건이 악화되고 있는것은 대외적으로는 국제자본시장에서
유동성이 나빠지고 국제금융기관의 대출여력이 상대적으로 줄었기때문으로
분석됐다.
시중은행의 한관계자는 통일독일등 동구권국가들로부터의 자금수요가
많은데다 전통적으로 자금공여주체였던 일본금융기관들이 위험자산을
일정비율이하로 낮추도록 한 BIS(국제결제은행)규제를 의식,장기자금을
적게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내적으로는 잇따른 선거로 인한 정치불안과 경기둔화가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에 대한 신용도를 낮춰 차입여건악화의 한요인이
되고 있다고 금융계는 분석하고 있다.
기업의 해외증권발행조건도 나빠지고 있다. 이달초 삼성전자가
런던금융시장에서 발행한 1억달러규모의 CB(해외전환사채)의 프리미엄은
7%로 지난85년말 1백%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91년6월 김성사의
CB발행프리미엄률(23%)보다도 크게 낮아졌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발행조건이 나빠져 당초 1억5천만달러로 계획했던
발행규모를 1억달러로 축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부가 조사한 CB의 발행조건추이도 지난해는 발행프리미엄이 10
-27%였으나 올1.4분기엔 10.5%로 떨어졌다. BW(신주인수권부사채)와
DR(주식예탁증서)의 발행조건도 계속 악화,금년들어선 이들 증권을 발행한
회사가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