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의 위스키 세율조정압력이 긴박해지면서 주류업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제소에 대비,정부도 다각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고있고 이에따라 주세율조정안이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13,14일 열린 한.EC주세협상에서 양측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함에따라
EC가 GATT에 한국을 제소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EC는 일단 제소에
들어가면 일본의 경우에 걸렸던 1년3,4개월의 시간보다는 결정시간이
짧아질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재무부는 오는5월중 다시 한차례의 협상을 갖자고 접촉하고있으나 아직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어쨋든 재무부는 위스키와 소주가 같은 술이
아니므로 동일한 세율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설득시키려 노력하겠지만
일본의 예로볼때 세율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세율조정은 EC의 주장처럼 알콜도수에 비례하여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체계로 개편하기는 어렵고 종가세를 유지하되 주종별 세율을
조정하는 방식이 될것으로 보인다.
그럴경우 소주의 세율을 올리고 위스키와 맥주의 세율을 다소 낮추는
정도가 되지않을까 하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본의 예를 본다면
88년 주세법개정을 통해 소주갑류(희석식소주)25도짜리는 개정전 당
7만8천6백엔에서 개정후 11만9천8백엔으로 올렸다. 맥주는
23만9천1백엔에서 20만8천4백엔으로 내렸다.
위스키는 특급이 2백9만8천1백엔,1급 1백1만1천4백엔,2급
29만6천2백엔이었던 것이 통합돼 98만2천3백엔으로 크게 내렸다. 1도
오를때마다 붙는 가산세율도 소주는 오르고 위스키는 내렸다(맥주는
가산세없음).
소주업체들이 초긴장하고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전례 때문이다.
위스키야 소주와는 엄연히 다르고 값도 비싸기 때문에 마시는 계층이
뚜렸이 구분돼 당장은 큰 타격을 주지않을 것이라고 소주업계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문제는 맥주라는 것이다. 가뜩이나 소주소비는 줄고 맥주소비는
늘어나는 추세여서 대중주의 지위를 내주고있는 판인데 여기에다
소주세율은 오르고 맥주세율은 내린다면 소주가 설자리를 잃게된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연일 회동하여 대책을 숙의하고 있으나 묘안이 없는 실정이다.
물론 소주업계가 주세율변경등 시장환경변화를 전혀 내다보지 못한것은
아니다. 나름으로는 백방으로 자구책을 마련키위해 애쓰고있다.
지난해 7월이후 다양한 품종의 소주들이 선보이고있는 것이 그중 하나.
진로가 "비선"을 내놓은데 이어 보배의 "호",대선의 "오륙도"등 8가지의
혼합식 소주가 쏟아져나왔다.
올들어서는 "스페샬"(보배)"난중일기"(무학)등이 나왔고 보해에서
보해라이트를 5월중 내놓을 예정이다. 선양은 1백억원을 투자,내년부터
증류식소주를 판매할것으로 알려졌다.
보해나 무학등은 특급위스키시장에 관심을두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학은 최근 프랑스의 마리브리자르와 합작,리큐르를 생산키로 하는등
사업다각화를 꾀하고있다.
그러나 주력상품인 희석식 소주가 크게 타격을 입을 전망이어서 이들
소주업체가 그같은 변화에 얼마나 적응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주회사중 가장큰 진로의 경우도 맥주시장에 진출할 예정이고 기왕에
위스키등도 판매하고있지만 세율변경에 따른 소주시장의 위축에
전전긍긍하고있다.
<채자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