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중앙통신"은 어제 김정일에게 원수칭호를 수여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김일성의 옛동지로 혁명1세대들인 오진우 인민무력부장을 차수에서
원수로,최광 군참모장을 비롯 백학림사회안전부장등 8명의 상장을 차수로
승진시켰다.
이러한 북한군부의 동향은 지난해 12월 김정일을 군최고사령관직에
임명한이후 김일성부자 권력승계의 기반을 공고히 하기위한 제2단계조치로
볼수 있으나 이것이 앞으로의 남북한관계에 미칠 파장에 우리는 비상한
관심을 갖지 않을수 없다. 그 이유는 북한군부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북한의 "인민군"은 국가보위라는 일반적인 기능외에 정치권력의 핵심을
이루고 있어 군부의 변화는 권력구조의 변화와 직결되는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인민군"의 지휘체계를 보면 최고사령관은 국가주석이 맡도록 되어
있으며 인민무력부(국방부)는 정무원총리 관할하에 있는것이 아니라
최고권력기관인 중앙인민위에 직속되어 있다. 형식적으로는 인민이 군을
통수하는것처럼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군을 장악하고 있는
기관은 당중앙군사위이며 모든 군사관련정책은 이곳에서 결정되고
중앙인민위 국방위는 사후에 추인하는 요식행위를 밟는데 불과하다.
이러한 북한 군부의 권력구조상 특징을 감안할때 이번 김정일의 원수추대
결정은 상당한 내부갈등을 표출한 하나의 단면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사태진전이 순탄치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즉 김정일이 명실상부하게
군부를 장악하려면 법적으로 당중앙군사위와 중앙인민위의 국방위위원장
직을 맡아야만 한다. 지금 이 직책은 여전히 김일성이 맡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김정일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한 것은 오는4월25일의
인민군창건기념일에 때를 맞춘 급조한 냄새가 짙다.
이번 북한의 결정과 관련하여 또하나 주목되는 측면은 원만한 권력승계를
위해서는 혁명1세대 노병들의 축출이 불가피 했을 것이라는 상황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50대의 김정일측근을 중심으로한 만경대학원출신의
인물을 군요직에 앉히는 문제는 김일성으로서는 화급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이같은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우리는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군부의
정치 권력화가 그 동기와 목적에서 개혁지향적인 사례가 전무했다는 역사적
현실을 되새겨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