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비자편에 서서 기업에 각종 제한이나 규제를 소비자보호시책
차원에서 가하는 까닭은 소비자가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약하고
따라서 부당한 피해를 입을 위험이 많기 때문이다.
이치로 따지자면 "소비자가 왕"이다. 말도 그렇게 한다. 생산의 목적은
소비다. 소비없는 생산은 아무런 의미도 쓸모도 없다. 그러나 소비자는
크게 두가지 점에서 각종 상품과 서비스제공자로서의 기업보다 연약하다.
그게 바로 이치와 틀린 경제현실이다.
우선 소비자는 조직적이지 못하다. 무수한 생산자단체,기업의 막강한
힘과 비교할때 소비자는 단결되어 있지도 못하고 힘없는 다수일 따름이다.
다음은 정보와 전문성면에서 생산자를 따르지 못한다. 다양한 상품이
광고의 홍수속에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게다가 시장개방을 계기로
수입품까지 범람한다. 소비자가 피해를 볼 위험이 갈수록 높아지게
되어있다.
이런 현실,그리고 선진국들의 조류를 고려해서 "소비자보호"를 헌법에
독립조문(제124조)으로 규정하고 지난 87년4월1일부터는 이 분야 기본법인
소비자보호법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또 이 법에 따라 정부는 늘 하는대로
올 한햇동안에 펼칠 소비자보호종합시책을 최근에야 확정발표했다.
금년에도 정부는 많은것을 약속하고 있다. 허위구인광고 규제를 비롯해서
집단소송제의 도입과 기업의 소비자피해보상기구설치 범위확대,수입식품
검사강화,KS규격제정확대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새로운
법률의 제정 혹은 관련법률의 개정과 행정체제의 강화등을 다짐하고 있다.
소비자보호시책은 범위가 워낙 넓고 관련 부처도 많기 때문에 초점없는
나열식 계획이 되기 쉽고 실효성도 의문시되는게 많다. 92년 시책도 그런
인상이다. 효과는 둘째치고 소비자들이 과연 얼마만큼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들인지 의심스럽다.
소비자보호운동은 소비자가 자신의 권리를 자각하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할때 비로소 열매를 맺는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그와 같은
소비자의식을 지속적으로 일깨워주면서 예방차원의 각종 기준제정및
검사강화와 더불어 신속한 피해구제를 도모하는 것이다.
요컨대 정부의 소비자보호시책은 모양보다 실효성이 중요하다. 소비자가
알기쉽게 널리 홍보돼야한다. 또 정부의 개입보다는 역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속에 기업이 능동적으로 소비자보호에 앞장서고 소비자
스스로가 보다 현명해지는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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