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국을 자처하고 있는 일본이 요즘 유엔의 한복판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유엔의 노른자위인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리를 낚겠다는
것이다. 세상사람이 다 아는것처럼 상임이사국 자리는 2차대전의 주요
승전국인 미국 소련(지금은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등 5개국이 독점해온
유엔의 안방. 거부권의 행사여부로 유엔의 향방을 가름할수 있는 대권을
향해 지금 일본이 돈다발의 위력을 앞세워 작전을 가다듬고 있다.
일본정부와 민간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정치대국을 꿈꾸고 있는 이 작전의
밑바닥에는 "일본이 유엔분담금지출에서 미국 다음의 2위"인 점을
최대무기로 활용하고있다(미국 25%,일본 12.45%). 멀지않아
유럽공동체(EC)가 통합되면 영국과 프랑스가 EC를 대표해서 1석으로 하고
이에따라 남게되는 1석을 차지해야겠다는게 일본측 계산.
"금력=권력"의 절대적인 신봉자인 일본은 이번 기회에 유엔헌장에 명시된
구적국조항까지도 삭제,아시아 전역을 일군의 핏자국으로 더렵혔던 전역을
말끔히 씻어버리자는 속셈도 드러내놓고 있다.
물론 일본정부의 "계산"이 물건너에까지 순조롭게 수용되고 있는것 같지는
않다. 우선 영.불양국이 일본의 의욕에 쐐기를 박고있다. 세계 평화의
유지및 발전에 핵심을 이루는 "상임"의석에 일본의 "군국"이미지는
부합될수 없다는것. EC혁명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자국의 온전한 한표를
반으로 줄여가면서까지 양보해서 일본에 헌상할수는 없다는게 더 확실한
이유인것 같다.
아시아 여러 나라로부터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동아공영권"의
망령에 철저하게 짓밟힌 일본의 이웃들이 신종 "평화애호국"의 기치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있다.
정신대 사건으로 여러나라의 아픔이 되살아나고 있으며 해묵은
교과서문제의 미해결등이 일본의 전통적인 서양숭배 아시아멸시사상의
발로로 보이기 때문.
필리핀의 아키노대통령이 취임 직후 제일 먼저 일본방문을 희망해 오자
일본의 한 재계지도자는 이렇게 말했다한다.
"미국보다도 일본이 훨씬 더 많은 원조를 하고있으니 당연히 제일 먼저
최대주주인 일본을 방문해야지-"
"살찐 일본인"의 뒤뚱거리는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난다.
"살찐 일본인"|
20여년전 아시아 각국에서 일본에 유학온 국비유학생 3백21명의 젊은
소리를 엮어서 낸 한 책자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