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종합상사들에 대한 국내무역업개방이 눈앞으로 다가와있는것
같습니다. 일본상사들과 경쟁할 준비는 돼있는 겁니까.
김덕환(주)쌍용사장=한마디로 걱정이 많습니다. 자금 조직등 모든
면에서 일본상사들은 우리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정부가 국내종합상사들에 무역금융도 못주겠다,신규출자도
안된다는 식으로 손발을 꽁꽁 묶어놓은 상태에서 대일무역업개방을
단행하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국제적 관행상 개방이 불가피하다면
일본상사의 경영환경과 비슷한 수준의 여건이라도 만들어 주어야하는 것
아닙니까.
-일본상사들에 무역업이 개방되면 수출증대등 긍정적 효과도 있을것이라고
하는데.
김사장=당장은 그런 효과도 나타나기는 하겠지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종합상사들이 지켜온 국내상권을 일본상사들에 잠식당하는데서 오는
부정적여파가 더 클 것입니다.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기업은 이윤동기에
의해 움직입니다. 일본상사들이 국내상사들처럼 "국가적 소명의식"을 갖고
위험부담을 안은채 신시장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하겠습니까.
-쌍용의 경우 특히 대일수출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지난해 이
회사는 전체수출실적의 3분의 1가량인 7억달러를 일본에 수출했다).
대일무역업개방의 영향을 그만큼 더 크게 받을텐데요.
김사장=기존 거래선을 놓칠것이라는 걱정은 않습니다. 우리회사의 경우
오랜기간에 걸쳐 일본거래선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일본기업인들은 한번 거래를 터서 서로를 믿게되면 어지간해서는 등을
돌리지 않습니다. 일본은 "안면"을 중시하는 시장이지요. 다만
신규거래선을 개척하는데는 다소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쌍용이 간사회사가 되어 베트남 빅베어유전개발프로젝트가 한창 추진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개발권을 따낼 전망은..
김사장=베트남정부가 최근 한국컨소시엄과 일본의 2개컨소시엄,프랑스의
컨소시엄등 4개기업군으로 낙찰대상후보를 압축시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종낙찰결과는 5월중순께 발표될 것으로 알고있는데 우리나라 컨소시엄이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빅베어유전은 가채매장량이
7억5천만배럴로 추정되고있고 사업성도 좋은것으로 평가되는만큼 개발권을
따내기위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요즘 북방붐이 조금 주춤해지는 것 같습니다.
김사장=기대를 많이했던 독립국가연합(CIS)시장이 워낙 안좋은
탓이겠지요. 하지만 중국 베트남등은 진출여지가 아주 큽니다.
우리회사는 이들 2개국가를 중점적인 공략대상지역으로 잡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북경 상해 광주 대북 홍콩등을 연결하는 중국블록지점망을
구축,유기적인 지점간 협력을 통해 상거래기회를 늘려가고있습니다.
해마다 4명씩을 대만에 연수보내 중국전담요원으로 육성하고있습니다.
-북한과의 비즈니스는 어떻습니까.
김사장=교역이외에도 임가공 직접투자등 몇가지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습니다만 주변상황이 워낙 가변적이어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정부의 대북한교류방침이 일관적이지 못한게 큰 문제입니다.
-정부와 기업간에 손발이 잘 맞지않는 것같습니다.
김사장=북한이건 어디건 정부가 기업들의 활동에 간섭을 않는게 제일
바람직한 것이지요. 물론 대북한문제는 특수사정이 있는만큼 어느정도
정부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정부지침에 일관성은 있어야할텐데 그렇지못한것 같아 아쉽습니다.
-전임사장때부터 추진해온 구조개선(Restructuring)은 올해 어떤
방향으로..
김사장=우선 영업다각화가 시급합니다. 아직도 전체매출가운데
수출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을만큼 수출의존비중이 큽니다. 수입
내수등의 영업을 활성화시켜나가야 하겠지만 자금과 노하우부족이
걸림돌입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영업의 확대균형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계획입니다.
-유통업진출도 구상하고 있습니까.
김사장=지금상황에서는 생각조차 힘든 형편입니다. 부동산취득이
금지되어있기 때문이지요. 상사기능활성화를 위해서도 유통분야
영업진출이 시급한데 이런저런 제약들이 너무많아 걱정입니다.
-상사기능활성화와 관련해 당국에 고언을 한다면.
김사장=고언이라고까지 할 것은 없습니다. 아쉬운 것은 종합상사를 보는
당국의 시각입니다. 종합상사가 계열대기업군에 속해있다고 해서 여신
출자한도등에서 일방적인 규제를 받고있는데 이것은 지나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사들이 소속은 계열대기업이지만 하는 일로 보면
중소기업들의 수출창구 아닙니까. 이 점에서 종합상사는 국민기업이라고도
할수있습니다. 종합상사가 흔들리면 우리나라의 수출이 타격받게 됩니다.
더욱이 대일무역업개방을 앞두고 있는만큼 종합상사들이 국내상권을
지켜낼수있도록 거시적 안목에서의 지원책이 시급히 뒤따라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