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무기력한 장세를 좀체로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지난 몇해동안
증시침체가 계속되자 증시관계자들은 올해의 증시개방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종합주가지수는 올해초의 620선에서 현재 570선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국내 증시의 전망이 밝지못하자 외국인의 주식매입도 부진하여 13일
현재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투자자금 8억3,600만달러중 1억달러이상이
본국으로 재송금되었다. 증시가 개방된지 100일이 지난 지금의 판단으로는
적어도 당분간은 증시개방에 따른 외국인투자가 증시장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된다. 정책당국도 지난 13일 증권업계및
학계인사들과의 모임을 통해 현재의 증시상황과 활성화방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대책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당장은 별 부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원칙적으로 수출이 회복되고 경제성장이 활발해지는등 실물경제가
활성화되지 않는한 근본적인 증시대책은 있을수 없다. 따라서 지난 89년의
12.12증시부양조치와 같은 인위적인 시장개입은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되며 되풀이할 여유도 없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그러므로
증시활성화대책은 경기회복과 산업구조조정을 통한 국제경쟁력강화가
이루어지기 까지 증시여건을 정비하고 외부충격을 이겨낼수 있는 자생력을
강화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본다. 이밖에 증시활성화를 위해 다음의
몇가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우리경제가 과거의 고도성장추세에서 벗어나 안정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과거처럼 기업의 급성장은
기대할수 없으며 수익성등 기업의 내실이 강조됨에따라 최근과 같이
PER(주가수익비율)를 중시하는 투자패턴이 대두되고있다.
둘째는 최근의 경기침체로 중견상장기업의 부도가 잇따르면서
증권투자에서도 수익성 못지않게 안정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익숙해진 인플레체질을 벗어나기위해 통화관리 재정운용등에서
긴축정책이 강행될 경우 기업도산에 따른 투자심리의 냉각은 더욱 심해질수
있다.
셋째로 대형주의 가격이 떨어지는데 비해 중소형주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양극화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물론 기업의 내재가치가
강조됨에 따른 저PER주의 상승의 영향도 있지만 보다 넓게보면 우리경제의
산업구조 조정과도 연관되어 있다. 지난 30여년동안 대기업중심의
고도성장정책에 따른 부작용이 누적됨에따라 정부는 최근 대기업집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신산업정책"을 구상중이라고 한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기술혁신이 가속화됨에따라 제품수명이 짧아지고
다품종소량생산이 요구되는등 시장여건이 급격히 변화함에따라 중소기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종합주가지수는 대기업주가의
반영도가 높아 증시의 흐름을 잘못 반영할수 있다. 한 예로 올해들어
4월현재까지 주가하락종목보다 주가상승종목의 수가 훨씬 많은데도
종합주가지수는 크게 떨어져 일반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데
기여했다.
넷째로 경제구조가 전환기에 있고 시장여건이 불안정할 때일수록
정책당국의 시장개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겠다. 한 예로
시중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재무부는 최근 중개어음과 콜거래의 금리를
규제했으나 그렇다고 이러한 조치가 증시활성화에 도움이 된것은 아니다.
금리가 높으면 증시자금을 이탈시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인위적으로 금리를 규제한다고 시중자금이 증시에 유입되지는 않는다.
증시에 자금유입이 된다해도 PER가 낮은 주식매입이 늘기 때문에 PER가
높은 대형주의 가격은 별 영향을 받지않는다. 결과적으로 증시부양에
도움도 안되고 자금흐름과 이를 반영하는 지표만 왜곡될 뿐이다.
마지막으로 국제금융시장과 외국증권시장의 동향에서 교훈을 얻어야겠다.
특히 이웃나라인 일본의 증시도 최근 심각한 침체에 빠져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있는데 근본원인은 거품경제의 붕괴에 있으나 이밖에도
재테크붐에 따른 수급조절의 실패와 증권회사의 거액손실보전사건등
불법거래의 탓도 크다. 그러므로 정책당국은 침체기일수록
소액투자자보호를 위한 제도정비와 증권회사의 탈법행위방지를 위해
노력해야겠다. 단기적으로는 기관투자가의 활성화가 절실히 요청되나
투자신탁회사의 경영부담을 덜어주기위해 무리한 조치를 강행할 경우 다른
금융기관과 기업들에 부담이 될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증시는 기업자금의 직접조달창구인 동시에 투자자들의 이해가 걸린
시장이다. 증시개방이후 이해관계자에는 외국투자자들까지 포함되어 더욱
복잡한 관계를 띠게된 만큼 정책은 또 정부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경제적 정치적 악재를 만들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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