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의사를 밝혀 예상밖의 호응을 얻고
있는 텍사스의 억만장자 로스 페로우씨(61)가 지난달30일 자신의
러닝메이트까지 선정,미 대선가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페로우는 이날 베트남전에서 포로로 억류되기도 했던 제임스 스톡데일
퇴역해군제독을 러닝메이트로 잠정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페로우의 이번
부통령 후보결정은 미선거법상 대통령출마를 위해 부통령후보까지 반드시
동반 등록토록한 일부 주의 요건을 충족키 위한 것이다.
페로우씨는 현재 자신의 대선공식출마선언을 올여름께로 미루고 있으나
이미 각종여론조사에서 이변에 가까운 호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31일 LA타임스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시 클린턴 페로우
3인이 출마할 경우 부시에대한 지지는 37%인 반면 클린턴35% 페로우 21%로
그에대한 유권자의 선호도가 상상외로 높음을 보이고 있다.
그런가하면 그의 인기는 긴급 가설된 1천3백회선의 무료전화망을 통해
전국에서 하루평균 5만4천건인 1백만건 이상의 격려전화가 쇄도하고 있는
데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텍사스 재벌로 세계적인 컴퓨터소프트웨어사인 EDS의 창업자이기도한
페로우씨는 현재 미20대 부호중의 한명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지난 79년
자신의 돈으로 특수부대를 고용,이란에 인질로 갇혀있던 자사직원을 구출해
일약 영웅시 되기도 했다.
페로우씨가 내걸고 있는 정견들은 그러나 그의 부호 이미지와는 크게
다른것이다. 그의 메시지는 오히려 반체제적인 것에 가깝다.
"거대한 정부와 부패한 정치가 미국을 못쓰게 만들고 있다" "자손들에게
더 나은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우리세대가 희생해야한다"는등 그의
메시지는 워싱턴과 미경제에 실의를 품고있는 유권자들의 가슴을 파고들고
있다.
정치분석가들은 페로우씨의 이같은 인기가 현 대통령후보 출마자들에게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한예로 예비선거를 앞둔 뉴욕주에서 지난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의 과반수가 부시 클린턴이 아닌 제3의 인물이 다크호스로
나타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페로우씨가 공식 출마할 경우 민주.공화 성향을 불문한 진보적
보수층과 부동표를 상당 부분 흡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페로우씨가 정작 백악관 티켓을 따낼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미역사상 무소속후보가 백악관을 차지한 예가 없을 뿐만아니라
무소속후보의 대권도전과정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텍사스주의 경우 예선에서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 5만명이상의
서명을 필요로 하는등 상당한 지지를 획득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기성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식상함에
부응,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다면 대권판도에 상당한 파문을 몰고올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채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