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92년도 대규모기업집단 내용을 보면 지난해
대기업들간의 계열기업매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그룹간 부심이 어느해보다
두드러졌음을 알수있다.
또한 정부의 강력한 출자한도초과금액 해소조치로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영토확장등은 다소 둔화된것이 특징으로 꼽히고있다.
이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계열회사수가 매년23 27개씩 순수하게
증가하던것이 지난해에는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된 60개기업그룹의
계열회사수의 증가가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이를 알수있다.
지난 한햇동안 대기업들의 진퇴가 뚜렷해졌다. 올3월말로 예정된
출자한도초과금액 해소시한을 앞두고 주식매각 합병을 통해 계열기업을
정리한 그룹이 있는가 하면 선경 삼성 한일 금호등 일부 그룹은 신규설립
또는 주식인수에 의해 계열기업수를 늘렸다.
지난해 대기업들의 신규진출은 석유화학 정보통신등 첨단업종과 금융업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한 기존 사업과 관련된 분야에 수직계열화를 위해
진출하는 사례가 많았다.
현대가 영상처리시스템 전문회사인 코닉시스템을 인수한것이나 삼성의
대산정밀화학 충남화학,럭키금성의 럭키엠엠에이,선경의 유공훅스
선경텔레콤 유공하이몬트,금호의 서울소재 금호지이화학,미원의
한남정보통신 설립등이 첨단분야에 진출한 사례로 꼽을수 있다.
금융업진출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선경이 태평양증권계열 3개사를
인수해 선경증권 선경경제연구소 선경투자자문등 3개사를 늘렸다. 또
한일이 신라투자금융 신라상호신용금고를,벽산이
벽산상호신용금고를,삼양사가 전북투자금융을 각각 사들여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출자규제조치로 인해 계열사를 합병하거나 매각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럭키금성이 럭키소재 럭키제약 럭키유화등 3개사를 럭키로 합병하는등
5개계열사를 정리했다. 태평양은 태평양증권 계열 3개사를 매각하고
태평양전자 한국훼라이트등 2개사를 계열사에 합병시켰다.
또 대신은 창업투자회사인 대신개발금융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삼원산업등 5개사를 처분했다.
또한 출자한도 해소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주식매각 또는 합병을 통해
계열기업을 정리한 경우도 많다. 동원의 동원식품,대림의
한국캬브레타공업등이 출자한도 해소를 위해 정리됐으며 신아조선 진로유통
동광제약등이 그룹계열사에 흡수합병됐다.
이같은 추세를 볼때 올해 신규지정된 대기업집단을 포함,대기업들은
첨단산업등 신규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선 보유주식의 처분등을 통해
출자여력을 확보하지 않을수 없게됐다.
실상 일부 대기업은 출자한도규제조치에도 불구하고 계열기업을
분리하는등 신규투자를 확대하는 경우도 있어 이에대한 대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영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