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는 지난 27일 "1단계 금융자율화및 개방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주요내용은 지난 10일 한미금융정책협의회에서 제시된 계획과 같다.
따라서 계획내용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다만 시행시기가 금년
하반기부터 93년말까지로 유동적이었는데 금년 7월 전후로 확정되어
예상보다 너무 빠른 것이 충격을 주고있다.
이번 개방계획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될수 있다. 하나는
외국금융기관이 국내금융시장을 크게 잠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다른 하나는 어차피 금융시장개방이 불가피하다면 이번 개방을 국내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다짐과 희망이다.
이밖에 관계자들의 주의를 환기할 점을 덧붙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번 금융시장 개방은 계획부터 시행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요구와
압력에 의해 타률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국내의 관련 당사자들이
대응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금융개방과 관련하여
실물부문과 금융부문,그리고 같은 금융권에서도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의
이해관계가 다를수 있다. 한 예로 불합리한 국내금융관행에 지친 나머지
외국금융기관의 역할확대에 기대를 거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입술이 망하면 이가 시린 법"이 듯이 가뜩이나 외국
금융기관에 비해 국제경쟁력이 뒤지는 판에 각자의 이익을 앞세우는
적전분열은 금물이다.
둘째 금융시장개방을 계기로 국내금융기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으나 단 국내실물경제에 도움이 되는 범위안에서라는
조건이 있다. 금융은 실물경제의 활성화에 장애가 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나 그렇다고 실물부문과 상관없는 이른바 "재테크"가 극성을 떠는
것도 국가경제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미국과 일본의 경험에서도
알수있다.
마지막으로 금융시장개방을 맞아 국내금융기관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금융자율화가 전제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재정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사회간접자본등에 대한 재정자금의 지원부족이
정책금융의 외연적 팽창과 민간금융의 위축을 가져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 기업 금융기관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인내와 협조가 없다면
금융시장개방은 경쟁력강화대신 국내 금융시장의 대외종속을 불러온다는
우려가 현실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