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일수가 많으면 그만큼 더 많이 배운다"
세계학력경시대회에서 이같은 결론이 나오자 미국에서는 수업일수를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미국이 국제경쟁력에서 일본과 독일에 뒤지는 것은 바로 학생들의
수업일수가 너무 적기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지금 미국의 교육개혁목소리는 그 어느때보다 높다. 부시대통령도
기회있을때마다 학생들의 교육강화가 급선무라고 강조하고 있다.
미학계와 업계는 오래전부터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우선 학생들의
수업일수를 늘려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최근의 세계초.중등학생 수학경시대회결과 수업일수와 학력은 비례한다는
것이 밝혀지자 수업일수연장요구가 한층 강해졌다.
현재 미초.중등학교의 연평균 수업일수는 1백80일에 불과하다.
경제.군사분야에서 경쟁상대인 일본과 독일에 비해 수업일수가 각각
60일,30일씩 적다.
미국의 수업일수가 이처럼 적은데는 역사적인 까닭이 있다.
미국은 원래 농업중심의 경제체제였다. 20세기초 이전까지 미국경제는
농업으로 지탱돼왔기 때문에 농사를 잘 짓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이에따라 학생들에게 긴 방학을 주어 집안에서 농사일을 거들도록 했다.
방학을 길게 주었던 과거의 전통이 오늘로 이어져 미학교들의 방학기간은
연간 4개월여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교육계와 업계관계자들은 초.중등학교의 연간수업일수를 적어도 20
30일정도 더 늘리라고 촉구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중간정도인 2백여일은
돼야 외국학생들의 학력에 근접할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미초.중등학생들의 실력이 일본이나 독일학생들과 견줄수있고
그에따라 장차 미국경제의 국제경쟁력도 키울수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특히 미국이 이제는 농업중심사회가 아니므로 학생들에게 긴
방학을 줄 필요가 전혀 없다고 지적한다.
수업일수연장필요성이 대두되자 미17개주는 수업일수연장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의회는 이 법안심의를 위해 9인으로 된 "시간과 학습에 관한
국가위원회"를 설립할 계획으로 있다.
하지만 수업일수 연장계획에 반대하는 세력도 있다.
반대자들은 수업일수연장은 그만큼 교육경비를 늘리게 되고 수업을
늘린다해서 반드시 학생들의 실력이 향상된다고 보장할수 없다는 반론을
편다.
수업일수를 10%(20일) 늘리면 주정부의 교육예산은 9.9%가 증가한다.
교육예산증가분중 대부분이 교사의 월급을 더 주는데 쓰인다.
가뜩이나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주정부들이 교육비를 늘릴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대자들은 또 수업일수의 10%연장이 학생실력의 10%향상이라는 등식을
만들지 않는다고 말하고있다. 하루 5시간수업에서 배우는게 없는 학생이
하루에 6시간 수업한다고 뭘 더 배우겠느냐는 것이 이들의 논리이다.
수업일수연장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일자 교육계는 다른 대안들을
찾고있다.
그중 하나가 수업과 방학기간을 세분화하는 것으로 학기를 9주단위로 연간
4회로 하고 사이사이에 3주의 방학을 실시하는 방법이다. 여기에는 방학과
학기사이마다 1주간의 시험을 치르도록 돼있다.
이 방법은 방학기간이 한꺼번에 2개월씩인 기존체제에서 학생들이
긴방학동안 배웠던 것을 다 잊어버리는 단점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긴 방학동안 잊어버렸던 지난학기교육내용을 학생들에게
복습시키는데 현재 6주의 세월을 허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대안은 과목당 45분으로 돼있는 수업시간을 2시간30분으로 늘리는
방법이다. 지금의 45분수업체제로는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2시간30분체제로 바꿔 서로 관련있는 2개이상의 과목을 동시에 교육시키는
것이 학습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생각이다.
가령 2시간30분수업체제에서 학생들은 심리소설을 읽으면서(국어),두뇌가
어떻게 활동하는가(생물학)를 연구하고,성장배경이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사회학)을 공부한다.
양보다는 질을 우선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수업방식변경으로 교육개혁을
꾀하고 있다.
이처럼 단순한 수업일수연장을 반대하는 세력도 있긴 하지만
미교육개혁안에는 수업일수연장이 반드시 포함돼야한다고 대부분의
교육전문가들은 말하고있다.
<이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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