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코지레프 러시아외무장관은 19일 러시아는 대한반도 정책에 있어
한국과는 새로운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대신 북한과는 상호 호혜원칙에
바탕을 둔 탈이데올로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지레프외무장관은 2박3일간의 방한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나기 앞서
이날 오후 김포공항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9월 옐친대통령의
방한시 양국관계에 관한 기본조약이 체결되면 한국은 다른 서방과 마찬가지
로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지레프장관은 특히 "러시아정부는 이 조약에 양측이 안전에 위협을 느낄
경우 상호 협의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
하고 있다 " 면서 " 러시아정부는 원칙적으로 한국과 군사협력분야에서도
교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코지레프장관은 러시아의 대북한관계에 대해 "우리는 북한과 이데올로기를
벗어난 정상적인 관계를 가지려고 한다"면서 "이러한 관계는 상호 호혜적인
협력에 기초해야 한다"고 말해 북한의 공산주의체제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러시아가 승계한 <조.소상호원조조약>과 관련, "북한과 체결한 조약
에는 이데올로기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현실에 맞도록 해야
한다 " 면서 군사 동맹관계를 규정한 제1조는 " 비도발적인 공격이 있을
경우에만 러시아가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으로 재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비핵화는 러시아의 사활적인 이익과도
부합된다 " 고 전제하면서 "필요할 경우 북한의 핵무기개발문제를 유엔안보
리에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지레프장관은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절대로 나타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핵안전협정에 조속히
비준하고 사찰을 수락해야 하며 남북한 상호사찰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지레프장관은 이어 "가까운 장래에 북한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