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대륙에도 마침내 개혁과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난 18일 실시된 국민투표결과를 놓고 전세계는
지금 입을 모아 환영하고 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수세기에 걸친
백인지배와 악명높은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지탄을 받아오던
이나라에 드디어 변화가 오고 있다고 환호하고 있다.
국민당지도자로 지난 89년가을 남아공대통령에 취임한 데 클레르크는
흑인지도자 넬슨 만델라를 즉각 석방한데 이어 각계와의 협상에 나서는등
인종차별정책의 종식과 흑인에 대한 참정권부여등을 향한 민주개혁안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그러나 야당인 보수세력의 완강한 반대로 답보를
거듭하자 자신의 신임을 물을 겸해서 개혁안을 국민투표에 부쳐 예상을
넘는 압도적 지지를 얻는데 성공한 것이다.
흑인의 정치적 권익과 장래운명을 전체인구의 6분의1밖에 안되는 328만
백인 유권자들에게 물은 기이한 국민투표였지만 결과는 전혀 나무랄데 없는
내용이었다. 백인들도 이제는 더이상 대세를 거스를수 없는 상황에
당도했음을 깨닫게된 결과로 평가된다. 구소련을 포함한 공산세계의
몰락등 세기적이고 세계적인 변화는 제쳐두고 아프리카에서도 민주화의
물결이 서서히 번지고 있는게 최근의 현실이다. 가장 좋은 예가
잠비아로서 작년 가을 실시된 이나라 선거에서는 야당후보가 27년간
집권해온 현직 대통령을 누르고 새로운 지도자로0 한바 있다. 남아공의
변화도 이런 민주화물결과 무관하다고 볼수있다.
문제는 이제 남아공에서 과연 민주적인 정치개혁이 이루어지고
인종차별정책이 완전히 종식될것이냐는 점이다. 오래지않아 개헌에
성공하고 그 결과 잘하면 연내에 사상 첫 "흑백연정"을 탄생시킬수도
있을것이라는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한편 다른
견해도 있다. 이에 완강히 반대하는 백인극우세력이 아직도 막강한데다
흑인지도자들간에도 장래의 권력구조와 통치방법에 관해 이견이 많기
때문이다.
역시 앞날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것이다. 세계는 계속 남아공의
개혁과 민주화노력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것이다. 동시에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