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수산물가공업체인 상장회사 삼호물산(대표 조원호)이 지난 11일
법정관리를 신청해 18일 회사재산 보전처분결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1만명이 넘는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삼호물산은 지난 11일 관할법원인 서울민사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했음
에도 불구하고 법원으로부터 이 회사의 채권.채무가 전면 동결되는 회사
재산 보전처분결정을 받은 18일에야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증권거래소를
통해 공시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부도가 나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회사는 서진식품,
신한인터 내쇼날,양우화학, 중원전자, 삼양광학, 논노, 우생을 포함해
모두 8개사로 늘어났으며 지난해의 13개사까지 합치면 모두 21개 상장
회사가 부도사태를 맞았다.
자본금 1백20억원 규모의 삼호물산은 80년대들어 원양어업과 어묵을
비롯한 수산물가공사업에 진출, 80년대 후반의 3저호황에 힘입어 급성장
해왔으나 최근 오피스텔 분양사업, 외식사업등 무리한 사업다각화로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금융비용이 급증하면서 심한 자금난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감독원에 제출된 이 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호물산은 지난해
실제로 1백70억2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해 전년의 4억8천만원의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변칙적인 회계 처리로 순손실규모를
1백14억원이나 줄여 공인회계사로부터 감사의견을 거절당했다.
특히 이 회사는 5공특혜의 비난 속에 노량진수산시장을 인수, 주목을
끌기도 했으며 88년 11월 상장을 앞두고 5공비리 척결의 일환으로 전경환씨
와 함께 당시 사장 이자 현사장의 친형인 조강호씨가 구속돼 물의를 빚었음
에도 상장이 관철됐었다.
삼호물산의 주주분포 현황을 보면 대주주 1인 및 지분 1% 이상의 주요
주주가 33. 3%(80만1백15주)를 보유하고 있고 지분 1%미만의 소액주주
1만1천99명이 나머지 66.97%(1백59만9천8백85주)를 분산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주거래은행인 한일은행등 금융기관들이 삼호물산이 발행한 회사채를
지급 보증했다가 대신 물어주게 된 대지급금만도 3백84억원(10건)에 달하는
등 상장회사의 연쇄부도에 따른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증권거래소는 18일 오전 10시께 이 회사의 주권거래를 정지시키는
한편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19일 관리대상종목으로 변경지정한 뒤
20일부터 매매거래를 재개시킬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