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남북사이의 최대현안이 돼왔던 북한핵문제가 어느정도 가닥이
잡혀가고 있어 남북관계의 전망을 밝게하고있다.
7차례나 대표접촉을 갖는 우여곡절을 겪긴 했어도 지난해말의
비핵화공동선언에 따른 핵통제공동위원회가 예정대로 19일 발족되고
한반도핵문제의 "핵"인 상호사찰도 오는 6월이면 실시되리란 전망이다.
따라서 핵문제에 발목이 잡혀있던 남북경협을 비롯한 각분야에서의
교류협력도 금명간 재개될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낙관론은 어디까지나 정부당국의 희망사항일뿐 이번
핵협상과정과 결과를 지켜본 대체적인 시각은 회의적이며 곱지않은게
현실이다.
한마디로 지붕이 없는 집을 만든것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기 때문이다.
핵공위합의서를 눈씻고 들요다봐도 정부가 관철을 고집해온 "김과옥조"인
상호사찰규정마련시한과 시범사찰실시조항은 어느구석에도 들어있지 않다.
다만 대언론용 공동발표문에 "핵공위1차회의 이후 2개월정도의 기간안에
한반도 비핵화를 검증하는데 필요한 문건을 채택하기 위해 공동노력하며
문건채택후 20일안으로 사찰을 시작하기로 양해했다"는 대목이 있을뿐이다.
이 공동발표문에서조차 사찰규정마련시한은 딱부러지게 병기돼있지 않으며
시범사찰은 아예 "물건너간"것이 돼버려 그간 정부의 협상전략이
룡두사미가 된꼴이다.
사찰규정마련시한을 명시하지않은 합의서는 채택할수 없으며 애매모호한
합의서를 성급히 채택할경우 핵공위를 무한정한 논쟁의 장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고 소리높여온 정부아닌가.
그런데도 회담대표들은 "썩 흡족하지는 않으나 사찰규정마련의 시한명기를
거부해왔던 그간의 북측태도로 볼때 "원칙적인 합의"수준이지만 커다란
성과"라고 자평하고있다.
아무리 아전인수식 해서이라지만 물을 지나치게 끌어대면 밭을 망치게되는
법이다.
원칙없는 협상전략으로 애당초 첫단추부터 잘못채우는 통에 지금의
자승자박하게된 결과를 낳게됐다고해도 무리는 아닐게다.
무작정 사찰규정마련시한과 시범사찰을 고집하다 핵공위발족시한에
쫓기게되고 먼저 합의를 깨뜨릴 위기에 몰리게돼 스스로 "원칙"을
저버리고마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이런 협상능력을 가지고서는 5월중 상호사찰규정마련 6월 상호사찰실시
가능성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을수밖에 없다.
핵문제해결의 긴박성과 중요성을 진정으로 인식한다면 이번 기회에
핵협상전략을 제대로 가다듬어 앞으로는 국민을 혼란스럽게하는 상황이
오지않도록 해야할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