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장들은 기업인은 기업인으로서,정치인은 정치인으로서 제 갈길과
직분이 따로 있다는 인식아래 "현대그룹계열사의 많은 인력과 장비
시설등이 특정정당의 총선활동에 이용되고 있다고 하는바 기업과 정치가
혼동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크게 우려하지 않을수 없다"는 요지의
성명서를 17일자 조간신문광고로 발표했다.
현대임직원일동도 같은 날자 일부 조간신문 광고를 통하여,몇몇
신문보도에 따르면 경제5단체장의 성명서는 정부의 강력한 지시에 따른
것이며 현대의 인력 장비 자금등이 국민당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은 의도적
사실왜곡이라고 반박했다.
본란은 정.경분리원칙을 내세워 현대그룹의 경영자원이 국민당의
선거활동에 이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바 있다.
경제5단체장의 성명서는 현대와 관련된 부분의 사실확인과는 별도로 기업과
정치의 혼동을 우려한 점에서 우리의 입장과 다를바 없다.
그러나 바로 이점 때문에 우리는 크게 우려하지 않을수 없다.
경제단체장들의 성명서가 특정정당에 정치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관점에서
정.경분리원칙을 더 크게 혼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계 전체를 정치판에 끌어들이는 꼴이 되면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경제를
위해서도 참으로 불행한 사태라고 아니할수 없다.
여러 보도들에 의하면 성명서채택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했다고 주장되고
있다.
일부에선 재계가 왜 정치에 개입되어야 하느냐는 반발도 있었다고 한다.
단체장들의 잇따른 회동과 문안작성과정에서의 진통등을 감안할때
외부입김이 없는 자발적 성명서라고는 믿기 어려운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치의 경제지배라는 민주화의 역행을 경계하지 않을수 없다.
성명서가 나온후 재계가 자신들의 허약한 위상을 자조하는 분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경제단체장들이 성명서 발표를 둘러싸고 반이 있었던만큼 재계가 이를
도화선으로 분열조짐을 보일까 또한 걱정이다. 지금 우리경제가 어떤
형국인데 재계의 지리까지 나타내면 어쩔 셈인가. 정치권의 마찰이 재계의
마찰로 비화되면 경제계엔 바람잘 날이 없게되며 그것이 정경분리를
무너뜨리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현대측도 선거운동과 관련,완전히 결백하다고 할수 없는만큼 정경분리에
더욱 솔선해야 하며 정부와 정치권 모두가 재계를 정치에 끌어들이는 일이
없도록 새삼 다짐하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