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남부 경제개발지구에 진출한 외국소비재메이커들이 이익챙기기에
바쁘다.
중국진출이후 줄곧 경영적자에 시달려왔던 외국소비재생산업체들은
최근들어 중국의 소비재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괄목할만한 판매증가율을
기록하고있다.
중국에 진출한 대표적인 미국 소비재생산메이커인 P&G사는 지난해
7천만달러의 총매출액을 기록,이중 6백60만달러의 순이익을 보았다. 이
회사의 주력상품인 샴푸는 광동성 광주의 전체시장중 40%의 점유율을
자랑했다.
미국의 레버 브러더스사가 중국기업과 합작,생산하는 럭스비누는 작년
광주시의 비누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59%에 달했다.
홍콩의 아본 프로덕트사는 중국에서 생산한 스킨로션을 한달평균 약6백
7백병씩 팔고있다. 한병에 17달러인데도 유통업자들로부터 주문이 끊이지
않고있다.
부진을 면치못하던 해외소비재메이커들의 판매량이 최근들어 급격히
늘어난 주요인은 중국소비시장의 확대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소비재판매량은 16%가 늘었다. "이는 86년에 비해 4배나 되는 저축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남부 개발구를 중심으로 고급품에 대한 소비가 꾸준히 늘어난
것도 해외 고가 소비제품의 판매증가의 요인이었다. 그 한예로 레버
브러더스사의 럭스비누 가격은 중국제품보다 3배정도 높았으나
판매신장률은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의 소비패턴이 냉장고 세탁기등의 가전제품에서 고급
소비재로 옮겨가는 것도 해외브랜드 소비재상품 판매증가의 이유중
하나라고 말한다.
지난10여년간의 경제성장기를 통해 중국 가정은 소득의 대부분을 TV
냉장고등 가전제품매입에 소요했다. 생필품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킨
중국인들의 관심이 이제 고급소비재로 전환돼 가고있다. 실제로 광주 심
등의 백화점에서는 2백달러짜리 만년필 해외유명브랜드가 부착된 의류들을
쉽게 찾아볼수있다.
중국에서 활동하고있는 외국 소비재메이커들의 영업환경도 크게
개선되고있다.
그중 하나가 중국당국이 외국업체에 부과하던 의무수출할당제의 후퇴.
중국은 외화획득을 위해 자국진출 외국제품에 생산품중 일부를 반드시
해외로 수출하도록 해왔으나 작년부터 쿼터를 상당폭 줄여왔다.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전량 중국내 판매도 허용하고있다.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중국원화의 달러화 환전및 보유 달러의
해외송출 역시 점차 용이해지고 있다. 중국정부는 보유달러가 4백억달러에
달하자 해외로의 자금송출허용폭을 점차 늘려가는 추세이다.
소비재판매의 가장 중요한 부문인 유통망도 확대돼가고 있다. 남부
개방도시를 중심으로 백화점 편의점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경영적자를 못이겨 문을 닫았던 광주의 나팡 다사백화점은 지난 여름
5백50만달러를 투자,내부시설을 서구식 백화점으로 고쳐 다시 문을 열었다.
영업재개이후 이 다사백화점은 매출액이 20 30%나 늘어났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소비재생산 업체들은 관세면에서도 커다란 이점을
누리고 있다.
중국은 해외에서 수입하는 치약 비누 샴푸등 소비재에 대해 2백 2백50%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고있다. 현지에서 생산된 이들 제품은 관세를 물지
않고서도 중국시장에 접근할수 있는 특혜가 주어지게된 것이다.
현지 외국소비재메이커 관계자들은 중국의 소비재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것으로 전망했다. 홍콩.상하이뱅크는 오는 95년까지 중국의
소비재판매량은 연평균 약10%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은행은 남부
개발도시에서 일고있는 소비증가추세가 차츰 중국전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소비재시장으로의 진출은 아직도 위험이 없지않다. 하지만 2
3년간만 지탱할수있는 자금력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있는 사업이 될
것이다"
홍콩.상하이뱅크의 한 분석가는 13억중국시장을 향해 눈길을 돌릴때가
됐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한우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