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메이커와 상가들이 기대했던 일부 선거특수 전자제품의 판매가
당초 예상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선거철에 들어서도 카폰, 페이저(삐삐),
팩시밀리 등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기간의 수준에 머물고 있거나 일부
품목은 오히려 판매량이 줄어 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휴대용전화기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업계는 대당 구입비 및
등록비가 3백만원 가량에 달하는 휴대용전화기가 선거특수용품으로
팔린다기 보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카폰수요를 넘어서며 급증하기
시작한 자연증가 추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삐삐의 경우, 업계는 올해 국내 수요가 지난해 보다 7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전체적으로는 아직까지 증가세가 나타나지 않은 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모터롤러 제품만이 지속적인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금성 등 국내의 삐삐 제조업체들은 기술개발 및
새로운 기능첨가 등을 통해 국내의 모터롤러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카폰은 이동통신기기의 전반적인 증가추세에도 불구, 이미 지난해에
휴대용전화기에 신규시장 수요의 대부분을 빼앗겨 판매가 부진했던 데
이어 올들어서도 겨우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삼성을 비롯한 메이커들은 카폰 대신 휴대용전화기의 기술 및
신제품을 중점 개발하고 있다.
휴대용전화기의 경우 올해 수요가 지난해의 두 배 수준에 이르는
34만여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올들어 이날 현재까지는 당초
예상의 80%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가장 인기가 높은 모터롤러제품은
모터롤러사가 곧 새 모델을 내보내기 위해 기존 모델의 상품을 내놓지 않아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신도리코와 삼성이 주도하고 있는 팩시밀리 시장도 침체, 삼성의 경우
오히려 1-3월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줄어들었으며 업계는
현재의 상황대로 가면 국내의 올해 연간수요가 당초 예상했던 23만대
수준에도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이동통신기기, 사무자동화기기 등 전자분야에서 선거특수를
예상했던 품목들의 판매가 이같이 부진한 것은 팩시밀리 등 일부 품목의
경우 이미 보급률이 상당수준까지 올라갔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보급률이 낮은 품목도 각 입후보자나 선거운동원들이 며칠동안의
사용만을 위해 선거비용을 쪼개서 새로 사기 보다는 자당에서 갖고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빌어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