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내산업 보호정책에 따라 대형 컬러TV용 브라운관의 국내
공급을 거의 독점하게 된 삼성이 브라운관의 공급가격을 대폭 인상, TV
소비자가격의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12일 국내의 대형TV 생산업체들에 따르면 상공부가 지난해 9월에
25인치 컬러TV 용 브라운관을 수입선다변화품목으로 지정,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을 금지시키자 국내 에서 유일하게 이 품목을 대량 생산하는
삼성전관이 종전 보다 크게 올린 가격으로 국내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관은 지난해초 이 품목의 생산에 들어가면서 대형 TV를 많이
만드는 아남 전자, 금성사 등에 대당 11만3천원선을 제시하고 이 업체들은
10만9천원 선에 납품 받기를 희망, 11만원 안팎에서 가격협상이
계속돼왔으나 수입선다변화 품목으로 지 정되자 공급가격을 13만2천-
13만3천원으로 올렸다.
이에 따라 TV 생산업체들은 브라운관을 과거에 일본의 히타치나
마쓰시타로부터 수입해 쓸 때보다 비싼 값에 구입하는데다 삼성전관의
브라운관을 쓰는 데 따른 생 산성 저하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TV
판매가격을 올려야할 형편이라는 것이다.
아남전자 등은 브라운관의 수입가격이 가장 비쌀 때도 10만9천원
선이었고 제비 용을 포함해도 12만원을 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또
삼성전관의 브라운관을 쓰기 위 해 생산방식을 변경함으로써 현재 생산성이
25% 가량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산업 보호를 위한 정부의 수입선다변화정책에
업계가 호응 해야 하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삼성이 독점품목이 됐다고
터무니 없이 값을 올리 는 것은 정책을 악용하는 것밖에 안된다며 정부의
중재를 요청하고 있다.
업계는 또 삼성이 이 제품을 생산하는 초기단계여서 아직은 일본산보다
질이 떨 어질 수밖에 없는데도 히타치나 마쓰시타로부터 수입되는 가격
보다도 높은 선으로 내놓는 것은 마케팅의 기본전략조차 무시한
독점횡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