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부활"의 해묵은 시비가 올해도 어김없이 재연돼 10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릴 "92년근로자의날"이 3년째 "절름발이행사"로
치러진다.
이날 행사에는 박종근노총위원장등 주인격인 노동계대표들이 불참,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노동의 참뜻을 되새기는 "축제의 날"에 행정의 "불신의 벽"이 너무 높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 셈이다.
이처럼 근로자의 날이 표류하고 있는것은 노동계가 3월10일이
"어용"노총의 창립일이라는 점을 들어 진정한 노동자의 날은 5월1일
"메이데이"라고 고집하고있기 때문.
여기에다 노총까지 자신들의 창립기념행사와는 별도로 노동절부활을
요구,올해뿐만아니라 내년에도 명분없는 절름발이 행사가 치러질 전망이다.
주인빠진행사를 강행하는 정부가 이행사의 5월1일개최를 굳이 꺼리는것은
4.19와 5.17등으로 시국이 어수선한 틈을타 과격분규의 기념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급진좌경노동세력이 투쟁도구화할 우려가 높다는
시각때문이다.
정부와 노동단체의 대립속에 정작 피해를 보는쪽은 말없는 근로자와
사용자들.
"근로자의 날"자체가 합의된 기념일이 아니기때문에 개별 사업장에서
혼선이 안생길수 없다. 노총의 결정에 따르자니 정부와 회사측이
"무노동무임금"을 들고 나오고 정부방침을 따르자니 주변 사업장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하는 고충이 뒤따른다.
또 사용자들도 임금협상철이 다가온 마당에 근로자의 날 행사를 놓고
노조측과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싶은 눈치이다. 오히려 근로자들이 원하는
날에 노는것이 좋지않겠느냐는게 사용자들의 솔직한 심정인것 같다.
이같은 산업현장의 분위기를 감안할때 몇년째 정부와 노동단체가 벌이고
있는 부질없는 "소모전"은 이제 그쳐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정부는
언제까지 "근로자의 날"주인인 근로자없는 기념식을 계속할것인가.
전체근로자의 축제를 어느누구도 막아서는 안되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