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들의 발길이 서남아시아로 향하고있다. 동남아와 중국으로만
치닫던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이 이번엔 서남아쪽으로 발길을 옮기기
시작한것.
중소기업들이 올들어 진출을 본격화한 나라는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파키스탄등 4개국.
이들4개국에 이미 진출,공장을 짓거나 가동중인 중소기업은 대한코이어
대구랑카 요업개발등 모두50개사. 지난달부터 새로 이지역투자를 추진중인
업체는 우양FRP 국제식품 대주금속등 10여개사에 이른다.
이들이 서남아로 발길을 돌린것은 동남아지역의 인건비및 공장설립비용
원자재조달비등이 급상승한데 따른것.
그동안 대부분의 서남아진출기업들은 스리랑카에 집중 투자했다. 무려
전체의 72%인 36개사가 스리랑카에 진출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투자지역 선호도가 최근에 급격히 바뀌고있다.
스리랑카보다 인도와 방글라데시가 더 유망투자지역으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인도의 경우 지난해 나라시마 라오총리가 외국인합작투자를 51%까지
허용함에 따라 선진국기업들이 대거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이에 자극을 받아 가장먼저 본격적인 현지투자를 개시한 국내 중소업체는
바로 신아화학. 인도의 나바바르트버드셀그룹과 합작,30만달러를 투자해
익스팬더블 폴리스티렌 레진(EPR)공장을 짓기로했다. 신아는 이 공장을
연말까지 완공할 예정.
무엇보다 이회사는 EPR제조기술을 공여하는 대가로 순매출의 2.0%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받기로해 매우 유리한 진출환조건까지 확보한 셈이다.
이외에도 동인석재가 질높은 화강암원석을 충분히 확보키 위해 현지법인을
설립하는등 이미 9개 중소기업이 인도에 발을 붙였다.
또 지난달부터 C&M등 5개 국내 중기들이 인도진출을 위해 현지에 관계
직원을 파견하는 한편 중진공해외투자센터를 통해 자금지원사항등을 알아
보는등 바삐 움직이고 있다.
조명업체인 태림진흥의 경우는 현지투자는 아니더라도 인도의 HMT사에
음파를 이용한 형광등안정기제조기술을 선취금 15만달러의 대금으로
공여하는등 이곳 기업들과의 산업협력을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한국중소기업들의 이같은 대인도투자마인드제고에 힘입어 아로맥스
케미컬사와 클렌앤 마샬사등 인도기업들도 대거 우리나라기업에 합작투자를
손짓해오고 있다.
파키스탄도 새로이 떠오르고있는 투자유망지역.
이곳은 지난 90년10월 정권을 장악한 재계출신의 나와즈사리프총리가 최근
외국인투자를 1백%까지 허용한데다 국영기업까지 외자기업이 투자할수
있도록해 투자여건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이지역의 경우 대기업인 삼양사와 럭키만 진출해 있을뿐 중소업체의
발걸음은 뜸했으나 이달들어 오리엔트AV등 4개중소기업들이 진출을
꾀하고있다.
방글라데시는 지난해초부터 한국에 투자유치사절단을 파견하는 한편 알리
방글라데시 투자유치진흥관을 여의도중진공빌딩에 상주시켜 우리나라
기업들에 계속 투자요청을 해왔다.
이에 영향을 받아 영안모자 영원무역등 7개업체가 이미 현지진출했고
우양FRP등 6개업체는 공장입지및 합작파트너등을 물색중이다.
방글라데시측에서도 프로젝트앤코모디티사등에서 PCB(인쇄회로기판)
봉제완구 조화등 분야의 합작투자를 바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이들 서남아지역에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에 앞서
일본중소업체들도 속속 몰려들고 있다고.
지난2월 복정현에 있는 키린 물이 스리랑카의 알파세이사와 합작, 키린
랑카를 설립한데 이어 식품업체인 용미물산도 이곳에 스리말다야라는 합작
회사를 세웠다.
또 후지글로브는 방글라데시 치타공에 월3만개의 작업용장갑생산공장을
세웠는가 하면 동경의 타월메이커인 내야사는 파키스탄에 연4만장생산
규모의 공장을 짓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중소업체들이 서남아로 몰려가는 것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인력을 쉽게 확보키 위해서라고.
국내중소기업의 경우는 서남아에 진출하는 것이 인력확보에도 유리한 점이
있으나 이지역제조업체들의 기술수준이 아직 동남아보다 낮아 국내기업의
기술로도 충분히로열티를 받고 참여할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한다.
인도진출을 검토중인 홍순직세원실업사장(49)은 "무엇보다 거대시장인
인도가 앞으로 전면개방을 할것에 대비,시장개척전략을 위해서라도
한시바삐 이지역 진출을 꾀하는것이 바람직할 것같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인도의 중앙준비은행(RBI)는 올상반기중 외국기업에 대해
60%까지의 투자를 허용할 것으로 보여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것.
한편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등 동남아지역은 최근 인건비가
급상승한데다 공장부지및 원료조달가격까지 인상돼 현지투자여건이 다소
나빠지고 있는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