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어느날 오후5시 캐논판매사 신주쿠(신숙)영업소. 하나 둘씩
젊은 사원들이 모여들더니 곧바로 대폿집을 찾아 나선다.
흔히 있을수 있는 일이다. 마음맞는 직장동료들끼리 모여 한잔하러가는
것쯤으로 생각하면 특별한 의미를 붙일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들은
경우가 다르다. 캐논판매사 특유의 신입사원교육이 일과후에 시작된 것이다.
젊은이 신사고에 부응
캐논판매사는 신입사원들을 10명씩 나눠 선배사원 2명을 여 한팀으로
묶어 놓고 있다. 대폿집을 찾아나선 이들은 같은 팀으로 묶여져 있는
선후배 사원들이다. 인사부출신 다키가와(롱천정일)사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같은 소그룹활동을 이 회사에선 "브라더 제도"로 부른다.
그룹활동기간은 4개월. 이 기간중 신입사원들은 4번이상 모임을 갖도록 돼
있다. 활동시간은 또 근무외 시간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 휴일도 상관치
않는다. 그러나 활동 내용은 자유. 다과회나 테니스 볼링등 무슨 일을
해도 된다. 심지어는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잡아도 좋다.
이 모임은 상사들과 함께 하는 자리와는 다르다. 모처럼 상사들과 술자리를
같이 한다해도 업무와 관련된 "훈계조"의 따분한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그건 구시대적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겐 적어도 그렇게 비춰지고 있다.
캐논판매사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라더제도를 만든것이다.
젊은이들의 새로운 사고와 행동에 맞춰 기존의 틀을 깨버린 것이다.
회사가 의도한대로 이 제도는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있다. 신입사원들은
선배들에게 스스럼없이 그들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다. 선배들은 또
후배들의 잘못된 사고를 그자리에서 지적해 준다고 한다. 영업맨으로서의
경험과 노하우도 이야기해 준다.
브라더제도는 또 당초 생각지도 않던 효과까지 내고있다. "리더격인
선배라 해봤자 입사 2,3년차에 불과하다. 후배들을 통해 그들도 자신들의
잘못된 점을 반성하는등 회사의 중견사원으로 성장하고 있다"(수길현랑
인사부장)
관리자 협상능력 제고
일본의 기업교육은 "지옥훈련"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야간산악훈련,수십
의 행군등 군대식 극기훈련이 주류를 이루어왔다. 실무교육도 딱딱한
분위기에서 주입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캐논판매사의 브라더제도는
이같은 교육방법으로부터 1백80도 전환을 뜻한다. 남과 함께 스스로
배우고 터득하는 "자학자습"교육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말이다.
후지쓰(부사통)의 이업종교류세미나도 같은 맥락이다. 2박3일간의 이
세미나는 과장승진 4년째를 맞는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강제적으로 동원하지는 않는다. 스스로 희망하는 사람들을 모아 세미나를
열어주는 "자학자습의 장"이다. 이 세미나는 또 후지쓰직원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게 특징이다. 세미나 명칭그대로 이업종 기업의
관리자들도 참여한다. 후지쓰가 불러들인 이업종기업은 지금까지 16사에
달했다. 도요타자동차 마쓰시타(송하)전기 도레이 제일권업은행 일본항공
닛코(일흥)증권등 하나같이 각업계를 대표하는 정상급기업들이 참여한다.
후지쓰가 이업종기업에 세미나참석을 요청하고 많은 기업들이 이에 응하는
이유는 뻔하다. 경험과 발상이 틀린 "이방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관리자
들의 시야를 넓혀 주겠다는것이다.
세미나에서 쓰는 교재는 가나가와(신나천)대학의 사쿠마(좌구간현)교수가
개발한 "네고시에이션 게임". 미국에 진출한 미일합작기업의 노사문제를
가정해 만든 책이다. 교재가 지시한대로 참가자들은 노사 쌍방으로 나뉘어
세미나를 진행한다. "노사"는 각각 협상전략을 세워 그룹토의를 갖는다.
그리고 나선 실제로 임금인상등 협상게임에 들어간다. "관리자들의 협상
능력을 키워주고 국제감각있는 비즈니스맨을 육성하는데는 안성맞춤이다"
(후지쓰 연수부)
테마선정등 자유롭게
마쓰시타에도 입사 10년내외의 사원을 자학자습시켜주는 "경영숙"제도가
있다. 이제도는 종전의 사원연수와는 달리 사원스스로 테마를 선정토록
돼있다. 자천타천으로 모여든 연수대상자들은 4-5명씩 그룹을 지어
1개월간 전국 각지를 돌아 다닌다. 동업타사의 공장견학은 물론 중소기업
체도 방문한다. 이 제도를 도입한 목적도 과거처럼 회사에의 충성심을
높이고 극기심을 길러 주기 위한 게 아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깨우치게 만들어 보자는 새로운 연수제도이다. 회사를 움직이는
30대사원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해답을 내도록한 고도의
정책이다.
"기업은 사람이다"는 말이 있다. 사람을 교육을 통해 기업목적에 맞게끔
"개조"하는게 일본기업이다. 그래서 대학은 4년뒤에 그만두는 "중도퇴직자"
를 양성하는 기관이지만 기업은 "생애학습장"으로까지 불리고있다. 그만큼
일본의 회사들은 사원교육에 힘쓴다. 다만 시대의 변화에따라 그방법을
달리하고있다. 과거엔 회사를 위해 배우라고 했지만 지금은 자기자신을
위해 배우라고한다. 그것도 결국은 회사를 위하는 길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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