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은 정주영국민당대표 일가에게 2천5백억원규모의 자금을 빌려
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요 자금조달원으로 단자사를 통한 어음할인,
중개어음, 사모사채발행등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현대그룹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며 기업자금을 정치자금화함으로써 자금흐름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9일 금융당국이 집계한 현대그룹 계열사의 단기자금조달현황에 따르면
올들어 단자, 중개어음, 사모사채 등을 통해 모두 5천2백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단자사의 어음할인이 작년말의 1조4천억원에서 지난 2월말
1조6천억원으로 2천억원, 중개어음이 1천8백억원에서 4천2백억원으로
2천4백억원, 사모사채가 2천2 백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2천8백억원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그룹은 이같이 단기자금시장에 의존하고 있으나 정주영 국민당대표
일가에 게 수천억원을 가지급금형태로 빌려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계열의 대여금 및 가지급금은 지난 90년말현재
2천2백16억원이었으나 지난 2월말에는 2천4백83억5천만원으로 2백6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씨는 최근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주식
등 1천6백 31억원어치를 종업원에게 매각했다.
또 올들어 정몽구현대정공회장 등 현대그룹대주주들이 매각한
계열사주식은 모 두 1백91만3천주, 2백71억원어치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현대그룹의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90년말현재 17.6%로
10대재벌그룹중 8위 에 그치고 있으며 30대재벌그룹중에서는 22위에
머물고 있다.
현대그룹의 이같은 자기자본비율은 10대그룹의 평균자기자본비율
20.4%와 30대 그룹의 평균자기자본비율 20.8%를 모두 밑돌고 있으며
제조업의 자기자본비율 26%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재무구조가 이같이 부실한
상황에서 정주영 씨가 정당을 창당, 보유주식을 처분하고 현대그룹에서
가지급금형태로 자금을 빌려 수천억원을 정치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기업의 장래를 도외시한 처사라고 강 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종업원이 약 16만명에 달하고 해외현지법인 37개를
포함, 모 두 78개의 기업을 갖고 있으며 협력업체가 9천여개에 달하고
있는 현대그룹이 대주 주의 잘못으로 경영이 위기를 맞는다면
국가경제적으로 크게 우려할 사항이라고 강 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