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규씨(62.의박)는 성형외과의사다. 하지만 전공과는 동떨어지게
세계각국국기.국장연구에 10여년이란 세월을 보낸 사람이다.
그래서 주위에서는 의사보다는 국기박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확실히
외도가다.
태극기 하나 바르게 달지못하는 국민들이 많은것을 보고 울분을 느껴
우리나라 국기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내친김에 세계국기에 대한
연구를 시도했다는 장박사. 그는 지난 10여년동안 60개국을
방문,1백66개국 UN가입국은 물론 남태평양의 섬나라,구소련에서 독립한
공화국까지 포함 모두 2백22개국의 국기와 국장에 얽힌 역사적배경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 끝에 국기백과사전이랄수 있는 "세계국기와
국장"이라는 매머드(5백페이지)저서를 출간해 냈다.
3.1절 73주년을 맞은 3월은 그래서 장박사에겐 더욱 뜻이 있는 달이다.
장박사를 찾아 세계각국의 국기및 태극기에 대한 역사적배경 유래등을
들어봤다.
-국기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고 봅니다. 국기에 관심을 갖게된 특별한
동기가 있습니까.
장박사=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구태여 따진다면 조부(장예학)께서
3.1운동사건에 관련돼 옥고를 치르신 독립유공자이지요. 고향이 이북
원산인데 어릴적에 할아버지로부터 태극기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고
할아버지가 만세부르시던 태극기가 가보로 전해오고 있어 이에대한 감명도
깊었습니다. 또하나는 우리국민의 많은 사람들이 태극기하나 제대로
달지못하는데 울분을 느껴왔다고나 할까요. 아무래도 직접적인 동기는
지난79년 페루 리마여행 때였습니다.
페루의 토속주점에서 술을 한잔하는데 한국사람이라니까 태극기를
꽂아주는 것이었어요. 이순간 눈물이 핑 돌더군요. 외국인들도 이같이
깊은 관심을 가진데비해 나자신은 각 테이블마다 꽂혀있는 국기들이
어느나라 국기인지조차 몰라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후 귀국해서
국내 각서점 도서관등 국기와 관련된 서적자료가 있을 법한 곳은 어디든
찾아 다녔습니다. 국내에서는 자료가 너무 빈약했습니다.
-그래서 지구촌구석구석을 찾아다닐 결심을 한것이군요.
장박사=그렇다고 봐야지요. 우선 UN본부를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이곳에 가보니 세계각국의 국기를 볼수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찾아간 곳이
60여개국이나 됩니다.
-인류가 언제 어디서 처음으로 기를 사용했다고 봅니까. 문헌같은것을
찾아냈습니까.
장박사=이제까지의 고고학적 연구결과 5천년전의것 몇개를 위시하여
상당히 오래된것들이 발견돼 기의 역사가 꽤나 오래되었음을 알수있어요.
긴 세월동안 여러가지 변천을 거쳐 오늘날과 같이 복잡하고 다양한것으로
변화되었습니다.
기는 인류가 이제까지 고안해낸 상징표현중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런 종류의 상징형태는 행동적상징 언어적상징 구체적상징 그리고
회화적상징의 4가지로 분류할수 있습니다.
행동적상징이란 동작을 수반하는것을 말하는것으로 주먹을 들어올린다든가
개선행진한다든가,또는 경례하는 것들이 이에 속합니다.
언어적인 상징은 글로 적은 말이나 또는 음성에 의한 말로서 뜻을
전하는것으로 선전용책자라든가 국가,또는 충성을 맹세하는 것들이 이에
속합니다.
이밖에 회화적인 상징은 그것을 설명하는 제목이라든가 색채나 모양을
사용하는것을 말합니다.
-재미있는 옛날기의 유래나 형태도 연구해 보았습니까.
장박사=비단으로 만든 기는 중국으로부터 실크로드를 따라 인근지역으로
전파됐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미 십자군시대에 색색의 기가 처음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랍사회에서는 예부터 각종의 문장종류가 기의 역할을 하고 있었으며
고대에는 용을 그린 기가 판을 쳤어요. 동쪽으로 페르시아로부터
서쪽으로는 영국에 이르기까지 각지에서 형태나 사용방법은 다르지만
수천년동안 사용돼왔어요.
그런가하면 몽골의 징기스칸은 통일국가를 이루고 세계정복의
사명감때문에 9개의 꼬리를 달고 중앙에 큰 독수리가 그려진 백색삼각기를
제정했다는 기록도 찾아냈습니다.
기타 서기800년때의 카를대제의 오리프람 기,또 덴마크의
단네브로이,잔다르크의 군기,콜럼부스의 원정기,이반대제의기,과델루페의
성모기,샹보르백작의 삼색기등은 역사적으로 이름이 나 있는 기들입니다.
이런 종류들의 고대기 유래를 연구하다보면 밤새는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었습니다.
-고대국기에 대한 유래설명은 잘 들었습니다. 최근 수집한 현대국가들의
기형태는 어떻습니까.
장박사=내가 수집한 2백22개기중 국기에 별이 들어있는 형태가 가장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수는 자그마치 73개국에 이릅니다. 별의
색깔도 여러가지여서 색채별로 보면 백색별이 27개국,황색별이
21개국,적색별이 14개국,녹색별이 6개국,흑색별이 4개국,청색별이
2개국입니다. 별의 수도 여러개인데 미국의 성조기엔 50개의 별이 들어
있어요. 다음으로 많은것은 브라질로 23개나 있는데 별의 수는 주를
나타내는것입니다. 다음으로 많은것은 15개로 1개국,14개의것이
1개국,10개의것이 1개국,9개와 7개의 것이 각각 3개국씩입니다.
-별다음으로 많이 들어있는것은 무엇입니까.
장박사=별다음으로는 동물과 식물이 각각 32개국이나 됩니다. 동물은
주로 국장속에 들어있는데 국장만이 아니라 국기에 직접 들어 있는 경우도
많아요. 동물의 내용을 보면 독수리가 9개국,사자와 새가 각각 7개국,뱀과
조개가 각각 2개국,그외 표범 소 돌고래 알파카양 라마말 거북이 바다가제
돼지어금니등이 각각 1개국씩입니다.
식물의 경우 야자나무 월계수 올리브나무 마호가니 삼나무 소나무
보리수나무 석류나무 빵나무 단풍나무 떡갈나무 판야나무 벼 보리 옥수수
사탕수수 바나나 선인장등이 국기에 들어있습니다.
이밖에도 글자가 들어있는 국기는 28개국,십자가가 들어있는것이
24개국,태양이 들어있는것이 20개국,유니온잭(영국기)이 들어 있는것이
16개국,그리고 무기가 들어 있는것이 15개국 순을 보이고 있어요.
-무기종류는 어떤것들이 있습니까.
장박사=무기내용을 살펴보면 방패 칼 총 창 대포 화살 도끼 3지창
투봉등이 많이 들어 있어요.
또 캄보디아처럼 자기나라의 상징인 앙코르와토사원을 넣었다든가,또는
키프러나 웨이크섬처럼 자기나라의 지도를 넣은것도 있지요. 이란의
국기는 얼핏 잘 보이지 않지만 가운데 흰바탕 아래위로 "신은 위대하다"는
아랍글자로 쓴 낱말이 각각 11개씩 들어있어요.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처럼 이슬람의 성구를 넣은 국기도 있고요.
인도네시아 국기를 거꾸로 걸면 폴란드 국기가되고 아일랜드
코트디브와르국기도 좌우로 바꾸면 동일해집니다. 이경우 게양을 자칫
잘못하면 실수하기 쉽지요. 외교관들은 이런경우가 있기때문에
외국국기게양때에 신경을 써야할줄로 압니다.
-태극기는 유사성이 없는 특이한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장박사=태극기 네팔 리비아의 국기등은 유사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태극기는 1882년1월27일(고종이 왕명으로 국기반포)정식으로
채택된것입니다. 국기의 흰바탕은 백색을 존중하는 백의민족의 순결성과
단일성을 나타내며 아울러 평화 창조 광영 무궁을 상징한것입니다. 또
청과홍은 스펙트럼의 상대적인 양쪽끝의 색이기도 합니다. 그자체에
동양철학사상을 내포하고 있는 우리태극기의 태극은 절대성을 상징하며
위쪽의 적은 양으로 하늘을,아래쪽 청색은 음으로 땅을 의미하며 신물 선악
주야 남녀 생사 양음과 같은 음양설에 의하여 우주를 형성하고 있는
여러가지의 다양성과 합일성을 표현하고 있어요.
또 사괘는 동서남북 사계 해 달 땅 하늘등에 대응하는 것으로서 왼쪽위의
건은 하늘 여름 남쪽 그리고 정의를,오른쪽밑의 곤은 해 봄 동쪽 그리고
풍요를,오른쪽위의 감은 달 가을 서쪽 그리고 광영을,왼쪽밑의 이는 땅
개울 북쪽 그리고 지혜를 뜻합니다.
다시말해서 태극기는 우리민족이 협동단결하고 무궁무진한 태극처럼
영원하다는 뜻이 담겨져있는 의지와 희망이 가득찬 국기라는것을 알수가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태극기를 제대로 달줄모른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장박사=안타까운일입니다. "국기바로달기"홍보 계도가 잘 안되고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령1136호에 따르면 모든 국기는 반드시
무궁화꽃받침5편이 뚜렷이 표시된 황금색 깃봉을 사용하도록 돼있습니다.
그런데 실정은 엉망입니다. 검게 변색된 깃봉을 그대로 사용하는가 하면
아예 깃봉도 없이 다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또 어느조사에 따르면
현재 사용중인 국기의 70%가 비규격국기라는 것입니다.
현재 서울시내에는 5 6개의 국기제작업체들이 있는데 대부분이 불량국기
깃대 깃봉 국기함등을 생산 보급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정부차원에서 국기에 대한 홍보 계도 운동전개가 시급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장박사=국기사랑회단체등과 제휴,국기바르게달기 운동을 적극화하려
합니다. 이밖에 지난번 출간한 "세계의 국기와 국장"을 일어 영어로 번역
출간하여 UN본부등에 보내려 합니다. 내친김에 태극기에 대한 역사적
배경등도 영문으로 번역,태극기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알리려 합니다.
-취미는 무엇입니까.
장박사=소형영화협회의 임원입니다. 무비카메라로 사진찍는것이
취미이며 그동안 많은 작품을 내 개인전시회도 갖고 소형영화협회에
출품,입상도 꽤 했습니다.
<대담=이계홍 편집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