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3,4호선 수주를 둘러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의 격돌은 일단
현대중공업이 한척을 확보하고 나머지 한척을 놓고 대우 삼성이 맞붙게되는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
선주협회는 지난2일 3,4호선의 운항선사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선정,
가스공사에 통보했다.
이에따라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상선 현대중공업 모스형,한진해운 대우조선.
삼성중공업=멤브레인형이란 등식이 자연스레 짜여지고있다.
이에따라 "뜨거운 감자"였던 LNG선수주전은 현대가 빠진 상태에서 그간
현대를 상대로 공동전선을 펴왔던 대우와 삼성간에 양보할수 없는
한판승부가 불가피하게 된 셈이다.
이 승부는 양대조선소의 국제적 위상문제도 달려있지만 이들이 속한
국내양대그룹의 자존심도 걸려있어 불꽃튀는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과 대우의 실무진은 각자 승리를 다짐하면서 대한진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이 이길것으로 확신하고 있는것은 삼성그룹의 수출.입물량이 주로
한진해운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때문.
물론 대우도 한진해운을 이용하지만 대우의 단골은 범양상선이라는
것이다. 또한 삼성과 한진그룹총수간에 유지돼온 원만한 관계도
강점이라고 내세운다.
삼성은 기술적으로도 대우에 앞선다고 주장한다. 사업착수가 대우보다
6개월정도 빨랐으므로 준비및 설계도 앞서있다는 것이다. 관련분야
전문가들도 삼성의 우위를 인정하는 것같다고 주변에 흘린다.
그러나 대우의 역공도 만만치않다. 대우조선은 오는 12일 각계관련자들을
옥포조선소로 초청해 자사의 준비상황및 기술력을 보여 삼성의 우위주장을
단번에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어차피 LNG선기술은 외국에서 도입하게 돼있어 특별히 기술력을 내세울게
없다는것이다. 기술력을 따지면 오히려 조선소규모나 경험으로 봐서
대우가 앞선다고 반박한다.
한진해운을 이용하는것 역시 삼성뿐아니라 대우 현대도 필요하면 언제든
이용한다는 것이다. 또 대우와 한진그룹총수간의 사이가 특별히 나쁠것도
없다며 삼성의 이러한 주장은 억지일뿐이라고 일축한다.
양대그룹의 공격목표가 된 한진그룹의 입장이 오히려 딱하게 됐다.
당사자인 한진측은 요즘 부쩍 입조심을 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구설수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조회장도 아마
결정하기 힘들것"이라며 얼버무리기까지 한다.
사실 서비스업을 주로하는 한진은 과거 현대그룹과의 관계가 악화돼
항공승객을 경쟁사에 뺏기는등 손해를 본적이 있다. 하물며 이번 경우는
항공승객뿐아니라 해운물량까지 영향을 미칠수 있어 조심스러울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관련업계에서는 한진이 자사의 권리를 그렇게 호락호락
어느한쪽에 넘겨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칼자루는 역시
한진이 쥐고있다는 얘기다. 한진은 이 칼자루를 이용,계열사인 한진중
공업이 "LNG선 건조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할수 있는것이다.
한진중공업도 국내 4대조선소의 하나로 LNG선을 못지으라는 법이
없기때문이다.
따라서 한진은 한진중공업과 기술협력정도를 기준으로 조선소를 결정할
공산도 있다.
삼성과 대우는 경쟁이 불가피해지자 한편으로 이를 피하기위한 묘안을
짜내고 있다. 그것은 이번에 발주할 3,4호선은 모두 멤브레인형으로 지어
양사가 한척씩 수주하되 향후 97년에 인도될 5호선발주일정을 앞당겨
현대에 주자는 안이다.
이럴경우 현대는 기존에 수주한 1,2호선의 인도가 끝나는 시점에 다시
5호선 건조에 들어갈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에대한 현대의 반응은 한마디로 "그림"이라고 잘라말한다.
우선 LNG도입지역도 결정이 안됐는데 어떻게 발주가 되겠느냐는것이다.
또한 현대는 지난해 1,2호선을 따낼때 이미 매년1척씩을 인도하도록 설비를
갖췄는데 2호선이 인도되는 95년3월이후 1년간 시설을 쉬게 했다가
96년초에 5호선건조에 들어가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한다.
어쨌든 가스공사는 이달말까지 선주협회가 제출한 서류를 검토,최종
운항선사를 결정해야하며 여기서 운항선사로 선정된 회사는 4월말까지
조선소에 배를 발주해야한다.
삼성과 대우의 경쟁은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