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터가 총선 난기류에 휩쓸려 갈피를 못잡고있다. 경제정책 결정권
을 행사할 핵심 경제장관들이 총선태풍의 한가운데 휘말려있어 자칫 행정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이번 전국구의원 공천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최각규부총리
김종인청와대경제수석 최병열노동장관등의 향후 거취문제가 개각설로까지
비화되고있어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하다.
이로인해 실무진들까지 어지간한 문제는 "추후재론"식으로 유보시키는등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있어 일손을 놓고 있는 양상이다.
이래저래 경제팀의 팀플레이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고 하부조직의 심리적
동의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것으로 보여 총선소용돌이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
.최각규부총리의 전국구탈락으로 사퇴파문까지 겪은 경제기획원은 침통한
분위기속에서 최부총리의 향후 거취에 관심을 쏟는등 다소 어수선.
기획원관리들은 지역구 지지자들로부터출마권유를 받고있는 최부총리가
당정회의에 불참하면서까지 불만을 표시한데 대해 "정치인으로서 그정도는
할수있는것 아니냐"며 다소 동정적인 반응들.
기획원의 한 관리는 "경제총수로선 심할지 모르나 최부총리는
경제관료이기에 앞서 정치인"이라고 강조.
최부총리의 지역구출마여부에 대해선 "아무래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나 일부에서는 어차피 총선후엔 개각이 있을것으로
예상하면서 출마가능성을 점치기도.
기획원관리들은 이번일로 최부총리가 "이도저도 할수없는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면서도 정치적 경험이 풍부한 최부총리의 행보에 기대를 거는
눈치들.
한편 최부총리는 이날 국무회의를 마치고 과천집무실로 돌아와 결재를
하는등 정상집무를 하고있으나 사의표명파동의 여진으로 장관실분위기는
어수선한편.
.청와대는 김종인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만 유일하게 민자당의
전국구의원후보로 공천되었음에도 이를 당초 예상했던 탓인지 조용한
분위기.
비서실관계자들의 관심은 김경제수석이 언제까지 수석자리를 지킬것이냐에
집중.
김수석은 5일 기자들이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 묻자 "아직 국회의원이
아니잖느냐"고 답변.
이에따라 총선후에 경제수석이 교체될것이라는 관측이 유력. 그러나
일부에서는 의원겸직으로 노태우대통령의 임기가 끝날때까지 경제문제를
책임지고 풀어나가는 책무가 주어질지도 모른다고 관측.
청와대비서관중에서는 김경제수석과 민자당의 지역구공천을 받은
김영일사정(경남김해).임재길총무수석(충남연기)등 3명이 의원후보로
나서게 되었는데 최영철대통령정치특보가 전국구로 발탁되지않아
안타까워하는 비서관들도 다수.
이번에 전국구에서 제외된 손주환정무수석등은 총선후의 개각등에서
배려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있으며 특히 정해창비서실장은 오는 6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김영준감사원장후임으로 거명되기도
.노동부는 최병열장관이 현직각료로는 유일하게 민자당전국구로
공천됐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동요없는 담담한 분위기.
직원들은 그동안의 보도를 통해 최장관이 공천명단에 들어가는것을 사전에
알고있었던데다 벌여놓은 일이 많아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장관을
겸직할것으로 믿고있다는것.
오히려 소신있는 최장관이 국회의원겸직으로 더욱 힘있는 장관으로
벌여놓은 일을 강력하게 추진해나갈것으로 기대하는 평가가 나오기도.
그러나 5일 창원에 출장중인 최장관은 "6공의 노동정책을 끝까지 책임질
생각"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장관직 계속여부는 임명권자의 뜻이나
골치아픈 일을 떨쳐버리고 싶다"고 말하기도해 진의가 아리송한 상태.
최장관은 또 청와대정무수석당시 전두환전대통령이 백담사로 떠난 다음날
정무수석자리를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을뿐 자리에 대해 말한 일은
없으며 이번 전국구공천에도 본인의사를 전한일이 없다고 덧붙였다는것.
.총선난기류의 엄습이외에도 요즈음 경제부처들은 인사문제나 정치권의
정책결정등으로 사기저하등 또다른 부작용도 만만치않은 실정.
최근의 시중은행장인사도 재무장관보다는 정치채널의 영향력에 의해
좌우됐다는 후문이고 한은총재 내정설이 외부에서 흘러나와 재무부가
머쓱해지는등 어수선.
또 선거때면 으레 빚어지는 일이지만 사업타당성이나 재원조달대책등이
검토되지않은 사업들이 정치권에서 무분별하게 쏟아져나와 경제부처
실무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경제기획원은 특히 민자당이 내건
각종 지역개발사업들이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게다가 비경제부처를 중심으로 한건하기식의 충성경쟁이 빚어져
실현가능성이 없는 지원대책을 내놓는가 하면 규제완화대책등을 마구
내놓아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있는 실정.
경제부처 실무자들은 정치시즌일수록 정책기조가 소신있게 유지돼야
하는데 사사건건 "입김"이 작용해 일할 맛이 나지않는다고 푸념들.
.경제부처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난기류에 휩쓸리면서 정책수립이나
집행이 차질을 빚을 것은 뻔한 일.
더구나 경제정책의 핵심결정자들이 전국구공천 후유증등으로 때아닌
개각설에 휘말리면서 "또 바뀌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어
이래저래 "일할맛 안난다"는 것이 경제부처의 총체적인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