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전에 터를 잡고보자는 기업심리와 멕시코정부의 무역협정발효전
교두보 구축시급 "멕시코투자는 더 늦기전에 서둘러야 합니다.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되기전에 교두보를 만들어야지요. 일부
산업의 경우는 당장의 투자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신천지나 다름없습니다"
삼성물산 멕시코시티지사 정태영과장의 말이다.
사실 멕시코는 유망한 사업을 찾으려는 투자자들로 붐비고 있다. 수도인
멕시코시티는 벌써부터 주택과 사무실 부족난이 심각하며 지진안전지대인
팔마에서 사무실을 얻으려면 최소한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임대료도
2년전에 비해 두배나 뛰었다. 시내 간선도로인 레포르마와 인수르헨테는
오피스빌딩들로 채워지고있다.
NAFTA가 체결되면 투자여건이 더욱 불리해질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외국
투자자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기득권을 확보하자는
심산인것 같다.
전자 자동차등 기존업체들 또한 조립공장을 확장하고 이에 필요한
부품공장을 크게 늘려가는 추세이다. 자신들의 고기술에 현지의 저임금을
결합,재미를 보고 있다는 반증으로 볼수있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도 현재 11개 지사가 진출해 있고 한국타이어등
10여개사가 지사신설을 추진중이다. 섬유 신발등 투자사절단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경향은 지난해 노태우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이후 부쩍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동남아와 동구등 공산권에 이은 제3의 투자지역으로 관심의 초점이
되고있는 것이다.
멕시코의 투자는 전자 자동차 섬유 석유화학 철강등이 유망분야로 꼽힌다.
전자의 경우는 전자3사가 진출해 성공적인 가동을 하고 있는데 힘입어
삼성전관이 모니터,새한미디어가 비디오테이프공장건설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는 기아가 크라이슬러와 합작으로 레이노사에 TRW사를 설립,좌석
벨트와 핸들을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자체부품공장과 조립공장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마킬라도라의 부품공장건설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분야에서는 효성물산이 직물생산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그
시기를 관망하고 있으며 많은 염색업체들이 인구가 조밀한 멕시코시티와
몬트레이등지에서 공장부지를 물색중이다. 페놀사건으로 공해문제가
대두,국내생산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염색업체들은 멕시코를 투자적지로
택하고 있는 것이다.
포항제철은 냉연강판의 가공공장설립을 신중히 따지고 있다. 특히
멕시코내에는 세계 자동차의 전시장이라할만큼 포드 GM 크라이슬러등
미국의 "빅3"를 포함,폴크스바겐 혼다등 유럽과 일본의 유수한 메이커들이
밀집해 있다.
게다가 이들 회사는 증설도 계획중이어서 냉연강판의 수요는 해마다
큰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바로 이 수요를 겨냥한다는게 포철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제일합섬이 합성수지 모직등 사업을,가구업체들이 열쇠 돌쩌귀
슬라이더등 가구액세서리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노동집약의 특성을 갖는
봉제업체들은 이곳의 임금이 카리비안국가들보다 비싸긴 하나 소비자가
엄청나다는 점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해외투자유치를 담당하는 알베르토씨는 "한국업체들은 당장의 단기적인
이익만을 생각하는 인상이 짙다"고 지적하며 "멕시코의 장래를 내다보며
장기적인 투자로 승부를 거는 기업가정신이 아쉽다"고 충고한다.
그는 이어 "세계적인 산유국인 멕시코는 기초석유화학이 발달돼 있어
석유화학분야에서 여러 사업을 발견할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또
한국의 석유화학업체들이 멕시코에서 절대부족한 정제시설등에 투자한다면
안정적인 이익을 누릴수 있을 것이라고 알베르토씨는 강조한다.
미주대륙의 생산전진기지로 멕시코에 뛰어들고 있는 일본업체들의 활동은
눈부시다.
단순히 제조업뿐이 아니고 유통사업에까지 뛰어드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히타치는 자체운송회사를 세웠고 국경지대 여러곳에 대규모 창고들을
갖고있다. 생산에서 공급까지의 전과정을 일관성있게 체계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산요는 무려 6개의 자회사를 만들어 품목을 특화시키고 있다. SMC가
컬러TV,SEE 냉장고,SCC 청소기및 선풍기,SEC가 배터리등을 각각
생산하고있다.
미쓰이 미쓰비시등 일본상사들의 투자도 2-3년전부터 급격히 늘고 있다.
현지 로컬시장의 구매잠재력이 풍부하고 제3국으로의 수출이 쉽다는 장점
때문이다. 본전치기만 된다면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공공연히 떠들어댄다.
그중에서도 석유등 자원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어쨌든 멕시코는 외국투자에 의존해 있긴 하나 거대한 생산기지와 풍부한
소비시장이라는 두 모습을 동시에 지닌채 무서운 기세로 부상하고있다.
우리 업체들이 멕시코의 이 특성을 이해하고 투자방향을 정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