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2월초 삼성생명에 때아닌 사람찾기운동이 벌어졌다. 20여년간
영업전선에서 뛰어온 인천영업국장과 서부총국 업무부장이 아무런
사전통지없이 행방불명이 됐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자초지종을 알아본결과 신설사인 국민생명에서 "이사대우"의
직급을 앞세워 스카우트해간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대응,삼성은 전국조직을 통해 청주모호텔에 묵고있던 이 두사람을
"납치"했다. 자사에 원대복귀시킨 것이다.
삼성은 이에 그치지 않고 대대적인 역스카우트공세에 나설 채비를
갖추었다.
한동안 잠잠했던 보험업계 인력스카우트경쟁이 다시 고개를 들 기미를
보이자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전략을 택하기로 한것.
국민생명도 이에 질세라 대구등 일부 지방영업소에서 삼성생명직원이
일으킨 고의적인 영업방해행위등을 사진과 더불어 자료화해 "생보업계
맏형이 이럴수 있는가"라며 정면 반발하고 있다.
.일상사로 여겨지기까지하는 생보업계의 인력스카우트전은 비단
해당회사에만 심각한 문제를 던져주는 것은 아니다.
보험영업을 맡는 사람이 바뀌면 모집질서에 혼란을 줄수밖에 없고
이에따라 보험산업의 공신력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또
스카우트에 따른 급여의 과다한 인상이나 직급의 상향조정등이 정부의
안정화시책에도 어긋난다는게 일반적 시각이다.
때문에 보험감독원이나 생보협회등 유관기관들이 중재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별 뾰족한 대책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
.이와관련,보험감독원 조관형부원장보는 "내근직원스카우트를 사전
방지하기 위해 보험업계종사자의 전직시 근무경력을 1백% 반영하지 못하게
하고 타사근무시 받은 각종징계도 보험업계를 완전히 떠날때까지
유효하도록 관련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말하면서 "그러나 업계 스스로
이같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자율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혀 구체적인 대책마련이 어렵다는 것을 시사하고있다.
생보협회 정소영회장도 지난2월 정기총회석상에서 각 생보사사장과 자리를
함께하고 최근 업계내부의 스카우트분쟁을 자제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유관기관의 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신설사를 막론하고
생보사들의 인력스카우트문제는 향후 2 3년간 이전투구의 형국을 벗어나지
못할것이라고 전망하고있다.
갑자기 밀어닥친 개방화의 물결속에 신설사들은 유능한 고급인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반면 기존사들은 수성을 위한 갖가지 방책을
세울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직업선택의 자유"에 속하는 이문제는 보험당국이 앞장서 강제로
해결할 성질의 것도 아니다.
신설생보사의 한관계자는 작년9월 생보사 모집인스카우트와 관련한
강제규정을 상기시키면서 감독당국의 스카우트방지대책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위헌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최소한의 전문인력을 영입,하루빨리 신설사들이 자리를 잡는게
국내보험산업의 발전에도 바람직한게 아니냐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이에대해 기존사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기 사람을 키워쓰는게 더욱
마람직하다면서 전문인력스카우트를 통한 외형성장보다는 알찬 내실경영이
신설사가 택해야할 정도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어쨌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의 형국을 보이는게 생보업계의
인력스카우트전이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한 보험당국.업계의
합심된 노력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것도 이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