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깊은 골을 파고있다.
주가는 지난2월 한달동안 종합주가지수 상으로 690대에서 610대로
일방적인 내리막 길을 걸어왔다. 주식시장의 90%이상을 차지하는
대형제조주와 금융주의 낙폭은 종합주가지수 하락보다 훨씬 더 심해
일반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배가시켰다.
이 와중에 증시 사상 최초로 10만원대 종목이 탄생하는등 주가의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짙어지는 양상을 보이고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증시개방이후의 확연히 달라진 주식시장의 투자패턴에서
최근 증시의 명암을 갈라내고 있다.
기업의 수익성같은 내재가치를 철저하게 쫓아다니는 외국인의 투자패턴이
증시개방이후 2개월사이에 국내 일반투자자들의 시각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고 증권전문가들은 진단하고있다.
이에따라 이른바 저PER(주가수익비율)종목처럼 수익성이 높다고
인정되거나 재무구조가 튼튼한 기업들에 대한 주식투자자들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 반대로 이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종목들은 철저하게
배척당한다.
문제는 배척당하는 쪽에 대그룹계열사를 포함하는 대형제조주와
준국민주격인 은행 증권등 금융주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국내 주가흐름의 큰 줄기는 대형제조주와 금융주가 결정짓는다는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3월장세의 향방은 바로 이들 덩치 큰 주식의
진로와 직결된다고 볼수 있다.
우선 우리나라의 간판기업들이 들어있는 대형제조주를 바라보는
증권전문가들의 전망은 대체적으로 비관적이다.
3월중 중대 변수인 총선이 대그룹계열사등 대형제조주엔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때 선거가 주가와 이렇다할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와 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고 증권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엄길청 제일증권 영업추진부장은 주가가 본격적인 총선 영향권에 진입하는
것으로 3월증시의 특징을 예견한다.
"과거와 달리 이번 선거엔 일부나마 재계가 총선무대에 올라있다"는 말로
총선변수가 3월증시에서 절대 과소평가될 수 없다고 엄부장은 강조한다.
최근들어 대그룹계열사 주식이 맥을 못추는 것도 총선변수가 증시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며 이같은 총선의 부담은 3월에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트레이딩센터의 투자분석팀은 총선의 소비 자금수요가 기업들의
자금사정을 다소 빡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하며 총선이 결코
호재성재료가 되지 못한다는 진단을 내리고있다.
총선과 함께 신용매물이 3월증시의 두통거리로 등장할 것으로
비춰지고있다.
3월 한달동안 상환만기도래등으로 증시에서 매물화될 신용매입주식 규모는
3천억원정도가 될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추정하고있다.
여기서 신용매물의 절대 규모자체는 많은 편이 아니지만 은행 증권등 일부
업종에 상환만기도래분이 편중돼 있다는 점이 껄끄럽다.
증권업계 집계에따르면 은행 증권주의 신용만기도래분이 전체만기예정분의
65%를차지한다.
"은행 증권주를 중심으로 벌써부터 담보부족계좌가 속출하고 있다"
동양증권의 유준열 투자분석부장은 3월증시를 금융주가 담보부족이나
만기도래등으로 무더기로 자동반대매매를 당하면서 증시 전반에 위기감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리고 있다.
총선영향과 신용대기매물 부담이 3월증시의 악재로 부각되는데 반해
긍정적인 측면으로 수용할 만한 재료는 찾기 힘든 실정이다.
통화당국의 통화량조절 계획상으로도 3월은 시중자금사정이 전반적으로
빡빡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특히 총선이후의 통화환수를 우려한 기업들의
자금가수요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함께 신도시아파트
분양등으로 6천억원정도의 자금이 부동산쪽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껏해야 현재의 주가수준이 낮은데 따른 반발매수세를 기대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낙폭 과대를 의식한 자율반응도 총선영향권 속에서,특히
금융주쪽에 신용매물이 급증하는한 극히 제한적인 상승폭을 남기고 쉽게
사라질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오는 24일의 총선을 전후로 선거영향권에서 증시가
일단 벗어나고 금융주의 신용매물 소화과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을
장세반전의 분기점으로 잡고있다.
<양홍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