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우아나에 있는 삼성전자 컬러TV공장은 신바람이 난듯 보였다.
생산라인에 앉아 민첩하게 손끝을 움직이는 멕시코 근로자들이나
본사주재원들이나 활력과 긍지로 넘쳤다. 한마디로 일할 맛이 난다는
기분들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마지막 공정을 거쳐 포장된 제품들은 미처 창고에 넣을
겨를도 없이 미국으로 실려나가고 있었다. 그것도 싼 임금으로 만들어져
이익까지 내면서.
파고가 높아져 폭풍이 밀려오는 국내상황과는 전혀 판이한 상황이다.
멕시코공장이 뜻밖의 성공을 거두자 삼성은 생산라인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연산 40만대 생산설비를 올해 60만대로 50%나 증설한다. 내년에는
70만대를 계획하고있다.
산루이스리오콜로라도의 대우전자 컬러TV공장도 4백만달러를 추가투자,
지금 연산 20만대규모의 대형라인신설작업이 한창이다. 대우는 가전3사중
가장 늦게 멕시코에 진출했지만 가장 먼저 25인치이상의 TV를 하반기부터
생산한다.
금성사 역시 멕시칼리의 현지공장을 대폭 확대개편한다는 복안을
갖고있다.
임대로 쓰고있는 공장이 낡은데다 이 지역의 공해가 심해 새부지를
물색,대규모 자체공장건립을 검토중이다. 또 미국의 헌츠빌공장을
멕시코로 옮겨 생산체제를 일원화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현대정공은 1년남짓의 짧은 가동기간인데도 컨테이너 트레일러섀시의
생산능력을 계속 늘려가고 있으며 골프카 트레일러프레임등으로 생산품목을
다양화하고 있다.
3만5천여평의 부지는 컨테이너적재를 위해 대기하는 차량들의 행렬과
야외작업자들로 오히려 좁아보일 지경이었다.
이같이 한국업체들이 현지생산을 강화하는 것은 생산원가가 낮아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첫째는 풍부한 노동력에 싼 임금을 활용할수 있다는 점이다. 내륙과
해안인접도시등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시간당 1.4-2달러가 보통이다.
따라서 근로자의 한달급여는 2백달러면 충분하다. 반장급인 테크니션은
근로자의 1.5배,엔지니어는 2-2.5배가 일반적인 급여체계로 돼있다.
국내 급여수준의 4분의1에도 못미친다. 여기에 유급휴가 연금 각종
수당등의 프린지베니핏(Fringe benefit)을 포함하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둘째는 국경지대의 가장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는 이직및 결근율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다. 89년만해도 이직률이
20%에 육박했으나 이제는 5%이하로 뚝 떨어졌다.
반면 생산성은 급격히 높아져 국내의 70%수준까지 와있다. 불량률도
2%안팎으로 본사의 1.4%와는 차이가 있지만 개선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셋째는 국경지대여서 미국의 선진시스템을 이용할수 있다는 것이다.
공장은 멕시코에 있지만 미국의 도시들과는 기껏해야 1시간거리여서
무역과 관련된 통신 신용장개설 싼금리의 금융등을 십분 활용할수 있다.
이같은 여러 이점으로 매출액중 간접비용비율은 10%로 국내보다 낮다.
인건비 제조경비 판매관리비등 간접비용비율은 동남아현지공장이 15
-18%,유럽지역공장이 15%정도이다.
대우의 현지공장 강탁명이사는 "여기에서 생산되는 TV의 대미수출가격은
한국과 같은데 덤핑관세를 물지않아 그만큼 유리하고 미중부와 가까워 큰
수송비부담없이 이지역을 공략하고 있다"고 밝힌다.
본사직수출과 비교한 원가경쟁력을 보면 전자식 리모트 19인치의 경우
복지비용을 포함한 인건비 2.3달러,지급이자 0.7달러,일반관리비
1달러,기타경비 2.7등 총 6.7달러로 본사보다 3.9%의 가격경쟁력을
갖는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런 가격경쟁력은 당연히 멕시코공장의 생산능력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미국의 록스베리공장을 폐쇄,멕시코로 옮겼으며 올들어서는
태국공장의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멕시코로 그 물량을 이관하고 있기도
하다. 금성의 헌츠빌공장이전검토나 대우가 잇따라 증설을 서두르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이다.
국내 생산제품의 수출가격이 적자를 면치못하고 시장개방으로 내수시장
에서 조차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마킬라도라의 공장들은
분명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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