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중인 정원식총리와 김종휘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 남측대표단은 20일 오전 11시5분부터 낮 12시40분까지 1시간35분간에
걸쳐 금수산의사당(주석궁)에서 김일성주석을 만나 환담했다. 김주석은
오전 11시5분 정총리일행을 접견,20분동안 정총리및 김수석과 별도면담을
하고 이어 5분간 대표단을 소개받은뒤 기념촬영을 했다. 다음은 김주석과
남측대표단간의 대화요지.
정총리=(김주석을 보면 건강이 좋으시고 정력적이십니다. 놀랍습니다.
김주석=아건강합니다. (쏘가리회요리가 나오자) 이것은 외국손님에게
주로 대접하는 것이지요. 남쪽에도 있나요. 얼핏 한강상류에 있다고
들었는데. 자,외교형식을 버리고 한 식구처럼 화목하게 식사합시다.
정총리=환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쏘가리는 어디서 나온 건가요.
김주석=북한강에서 잡히고,대동강 청천강에도 있는데 일본에는 없다더군.
김종휘외교안보수석=남에서는 쏘가리를 매운탕으로 많이 끓입니다.
김주석=매운탕? 그럼 남쪽에도 있단 얘기군.
정총리=(술병을 가리키며) 이게 들쭉술이지요.
김주석=백두산에서 나는 들쭉으로 만든 술이오. 도수가 없지요.
정총리=도수가 있는것 같은데요.
김주석=길금에다가 알콜을 넣지않고 직접 만든 것이라 도수가 없어요.
들쭉은 백두산구석에서만 나는 모양이야. 백두산 중국쪽에는 없고
남쪽에만 있어. 중국쪽에는 매덕이라는 열매가 있다더만.
정총리=(떡을 맛보며)옛날 이곳 풍습으로는 떡이 컸는데 왜 이렇게
작아졌지요.
김주석=지금도 여기 떡은 커요. 손님을 위해 작게 만든 것이지.
정총리가 재령이 고향이라는데 재령 쌀이 좋아요. 조선사람 욕망은
흰쌀밥에 고깃국 먹고 기와집에 비단옷을 입으면 다야. 그중에서도
흰쌀밥을 제일 중요한 것으로 생각했지.
연형묵총리=서울은 공기가 나쁩니다.
김주석=공장을 많이 건설해서 그런가.
정총리=공장도 있고 자동차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김주석=매 개인마다 차를 가지면 큰일나겠군. 내가 연총리에게 가끔
말하는데 개인 자동차를 승인할바에는 전기밧데리차는 승인할수 있지만
휘발유차는 폐암에 걸리고해서 안돼요. 밧데리차는 천천히 가기는 하지만
경제적이오.
(빈대떡이 나오자)서울에서도 녹두지짐을 하나요.
정총리=서울에서는 빈대떡이라고 하지요. 유래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다해서 빈자(빈자)떡이라고 하다가 빈대떡이
됐다는 설이 많습니다.
김주석=제주도에 가면 눈이 있나요.
김수석=한라산에는 있지만 산아래에는 야자수같은 상록수가 있습니다.
김주석=야자수가 있다면 열대지방인데. 그러면 아열대인가.
백두산천지에는 온천수가 나와요. 청년 돌격대원들이 그곳에 가서 관을
꽂고 빨아올려 꼭대기에서 마시도록 해놓았지.
정총리=다음에 평양에 오면 백두산도 가봐야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우리대표단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김주석=백두산에 가려면 8월이라야지. 그렇지않으면 날씨가 변덕이 심해
천지를 못봐.
정총리=7차회담은 5월에 서울에서하니까 8차는 백두산에서 할 수
있겠습니다.
김주석=우리가 총리회담이 잘되면 관광사업을 해야합니다. 북에는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구월산등 산이 많고 좋은 산이 모두 있습니다.
회담이 잘되니까 남쪽의 돈많은 이들이 서로와서 투자를 하겠다고들
하더군. 김우중회장도 와서 금강산에 투자하겠다고 합디다.
정주영씨는 기업 그만두고 정치를 시작했다고 합디다.
김주석=예. 당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김주석=장사하는것 보다 나은가. 해보면 고충이 많다는것 알텐데.
당수노릇이 장사보다 마음이 편치 않을텐데.. (섭조개가 나오자)많이
드세요.
정총리=양식을 하는 겁니까.
김주석=그래요. 남쪽은 바닷물이 더워 안되는 모양인데 북쪽은
함흥앞바다가. 잘돼 서울가면 설렁탕이 맛있다던데.
정총리=예,맛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