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전철의 서울역위치선정을 놓고 교통부와 서울시의 견해가
엇갈리고있어 최종결론이 날때까지 큰 진통이 예상된다.
오는 6월 착공하는 경부고속전철의 서울역사위치선정과 관련,교통부는
기존 서울역을 대대적으로 재개발,기존철도역과 통합활용하려는 입장인데
반해 서울시는 서울의 장기도시발전구도에 맞는 새로운 위치를
선정해야된다고 강력히 맞서고있다.
고속전철역사위치는 장래도시발전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뿐아니라
고속전철이 지나는 지방도시에서도 서울과 비슷한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여 관련지방도시와 학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교통부는 최근 기존 서울역에 고속전철역사를
설치하기로한 자체구상에 대해 서울시의 견해를 타진해왔다.
이에대해 서울시는 고속전철역사는 향후 통일시대에 대비한
한반도철도교통의 중앙역역할을 하게될 뿐만아니라 2000년대 수도서울의
도시틀을 좌우하는 핵심시설인 만큼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처리돼야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역사위치결정은 수도의 전략적인 도시계획차원에서 시주도로
이뤄지기를 기대하고있으며 현재의 도시구조상 어떤 경우에도 기존
서울역사를 활용하는 교통부구상은 절대안된다고 판단하고있다.
시는 기존철도노선을 무시하고 서울의 도시구조에 맞춘 파격적인 새
위치를 선정키로 내부방침을 정한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서울역사와 인근 화물역 교통부건물까지 모두 활용할 경우
27만7천1백 (약 8만3천8백여평)의 부지 확보가 가능하며 이곳의 지하공간은
고속전철 전용역사로 쓰고 지상은 기존철도역으로 활용하는 한편 대규모
쇼핑 숙박 위락기능을 갖춘 역사빌딩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교통부는 이 신역사가 앞으로 동서고속전철 경의선복선
영종도신공항연계전철등의 역사로도 활용될것에 대비,전국철도교통의
센터역할을 하도록 개발한다는 계획을 갖고있다.
이경우 신역사의 유동인구는 지금의 하루 평균 16만명(주말기준)에서
1백만명이상으로 급격하게 늘어날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통부 일각에선 기존서울역사가 다소 좁다는 이유로 용산역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기됐으나 현재는 서울역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굳어지고 있다.
서울시의 도시계획및 도시교통관계자들은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서울역사는
서울이 인구 1천만을 넘는 거대도시로 팽창한 지금에 이르러선
초과밀현상을 빚고있는 도심에 완전히 편입돼버린 상태여서 이미 서울의
도시기능에 부담을 주고있다고 보고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속전철역사까지 이곳에 유치할 경우 서울의 도심에
회복불능한 만성체증상태를 불러일으킬 것이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용산역도 거리상 이미 도심편입상태여서 유동인구 1백만을
분산시킬 주변교통체계를 갖추기엔 힘겹다고 보고있다. 시는 기존
철도부지와 철도망을 따라 신역사위치를 결정하려는 교통부발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서울의 장기 도시발전과 구조개선에 초점을 맞춘가운데
고속전철역사 위치를 선정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시는 내부적으로 서울내부순환고속화도로(강변북로)와
기존철도가 연계되고 한강의 수운과도 상통될수 있으면서 강남북에
적절하게 균형을 이룰수있는 지점을 선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이같은 원칙에 따라 강변로와 용산 왕십리철도,지하철4호선및
동작대교등이 한꺼번에 만나는 용산미군기지앞 이촌지구가 적격지로
거론되고 있다.
시실무자들은 이곳에 중앙역을 둘 경우 서울도시기능을 분산시킬수있고
특히 앞으로 도시공원으로 개발하기엔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용산미군기지의 활용성도 동시에 높일수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이곳은 내부순환도로 한강 전철등과 동시에 연계될수있는
요충지인데다 수색과 왕십리나 뚝섬쪽에 동서지선역을 설치할 경우 완벽한
철도연계망의 센터역할을 할수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박량호씨(국토개발연구원수석연구원)=고속전철역사는 단순한
역기능뿐만아니라 지역도시구조개선에 기여하는데 초점이 모아져야한다.
특히 서울의 경우 기존도심이 완전포화상태이기때문에
고속전철역사위치선정은 도심기능에 사활적인 영향을 줄것이다.
한반도 철도망의 중심역을 선정한다는 종합적인 관점에서 볼때 기존
서울역을 활용하는것은 문제가 있다.
원제무씨(서울시립대교수)=서울역은 현재로서도 이미 용량을 넘었다고
본다.
21세기에 대륙으로 뻗을 철도의 전진기지를 마련한다는 자세로 길게보고
결정해야한다.
기존철도부지나 노선을 따라서 위치를 잡는 단견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박용훈씨(도시교통연구소연구실장)=서울역은 지금도 넉넉하지않다.
파리의 경우 TGV역은 리용역으로 분리했다.
서울의 장기도시구조를 발전적으로 이끌수있는 최후의 기회로 보이는
고속전철역사위치선정을 단순히 철도기능의 일부로 보고 접근하면 후에
서울도심기능에 돌이킬수없는 폐해를 끼칠수도 있다.
<이동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