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 대기업 집단의 문어발식 확장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가려는 기업의 자연스런 "생존"전략의 일환이었으며
"주어진 환경 "의 가장 큰 요인은 정부가 특정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인.허가권과 같 은 진입장벽을 쌓았기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 공병호 연구위원은 19일 발표한 "대기업 집단의
선택"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정부는 그동안 부족한 자금과 협소한
국내시장이라는 제약조건을 극 복하기 위해 규모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개발전략을 세워 특정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왔다고 지적하고 정부의
이같은 정책은 결과적으로 몇몇 업체에 독점적인 지 위를 부여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공위원은 정부가 인.허가권과 같은 강력한 진입장벽을 운용함으로서
기업가는 신규 진출업종의 수익성과 성장성, 기존기업과의 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진입장벽 설치 이전에 해당업종에 서둘러 진출하려는
동기를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이같은 진입장벽을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운용함으로서 기업 가는 초기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입게될 장기적
기회비용을 고려해 단기적 비용에 관계없이 일단 해당 업종에 진출하려는
동기를 느끼게 되며 이같은 일관성 없는 정 부의 인.허가정책이 곧
"문어발 확장"의 다른 표현인 기업의 다각화를 초래하게 됐 다고
주장했다.
공위원은 이밖에도 실물거래와 자본거래 모두에서 거래비용이 지나치게
발생하 는 경제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이 거래를 내부화 시킨 것도
"다각화"의 한 요 인이었다고 지적하고 결국 "문어발식 확장"으로
비난받고 있는 "다각화"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려는 기업의 생존전략의
일환이었다고 강조했디.
공위원은 그러나 앞으로는 국제화, 개방화가 진행됨에 따라 진입장벽이
완화되 는 등 환경이 변화할 것이기 때문에 대기업집단은 과거와 같이
한정된 자원을 분산 시키는 전략으로는 생존이 어려워질 것 이라고 지적,
그룹차원에서 유망기업을 중심 으로 투자기회의 전략적인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시장의 주류를 점하게 될 젊은 세대는 애국심이
희박해지는 무국적 소비자이기 때문에 상품의 국적에 관계없이 비용에 비해
가장 높은 효용을 제공하는 제품을 찾게될 것이라고 지적, 기업의
성장전략은 품질과 가격에서 최고의 상품을 만드는 방향으로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이같이 바람직한 기업의 성장전략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여신관리제도상 의 기업투자활동 관련 조항과 주관적인 판단을 요하는
창구지도성격의 업종전문화 유도정책 등의 관련 조항을 합리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