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열손가락안에 드는 격전예상지역중에서도 서울 강남을은 단연
돋보이는 곳이다. 이 시대,이 나라 우리중산층의 정당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는 사실상의 대리전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대부분의 주민이 중.상류층으로 분류되는 때문인지 정당보다
인물을 우선시하는 성향도 강하게 나타나는 곳이기도 하다.
"신정치 1번지"로 불리는 이 지역에 대한 여야의 부담감도 이런 요인때문
에 엄청나게 크다. 그만큼 이 지역의 성패는 높은 상징성을 지니며 파급
효과도 적지않은 것이다.
민자당은 이번 선거전에 김만제전부총리를 영입케이스로 포진시켰고
민주당은 재선경력의 홍사덕 전의원에게 대임을 부여했다. 한때 이명박전
현대건설회장의 출마설도 세인의 관심을 더욱 높여 주었으나 일단 이번에는
포기,자치단체장선거에 대비한다는 소식이다.
여야의 두 후보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 이름을 익히 아는 인사로서
전국적인 지명도가 우선 눈에 띈다. 그만큼 양당의 간판타자라는
이야기다.
김후보가 학자 관리 기업인으로,홍후보는 언론인과 정당인으로 서로
다른길을 걸어온만큼 학력과 경력의 우열을 따지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김후보진영의 선거전략은 최근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우리경제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부자동네"에서 유권자들이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 지역개발문제등의 비중은 다소 낮춘채 우리경제회복을 위해
김후보의 원내진출이 필요불가결이라는 것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지역연고가 없는 김후보로서는 지역주민들의 경제회복과 안정희구심리를
최대한 활용,과거 부총리재임시절 흑자경제의 기수였다는 사실을 부각시켜
이미지를 심겠다는 뜻.
김후보측은 공천이 다소 늦게 결정돼 스타트가 늦었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낙관한다. 이 섭의원의 조직을 무리없이
인계받았고 김영삼대표의 후원으로 구통일민주당의 지역조직도 한몫을
거들어줄 준비를 끝냈다.
김후보측은 부총리 재무장관 은행장시절의 금융인맥을 기반으로
금융인클럽조직에 착수했는가하면 삼성생명보험회장을 지낸 인연도 십분
활용,세확장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하순으로 예정된 지구당개편대회에 YS를 비롯한 민자당지도부가 대거
참석,중앙당차원의 지원이 본격화 되면 "김만제바람"이 불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후보측도 지역주민의 특성을 고려,정치적사안보다 경제문제에 비중을 더
싣는다는 전략에서는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잘못된 경제를
회생시키자는 여의 논리에 대해 "왜 잘못을 저지르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가"라는 이슈를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13대에서의 고배이후 4년내내 쉼없이 지역관리를 계속해온 홍후보측은
"지역에의 애정과 봉사"를 슬로건으로 김후보를 낙하산에 빗대어 강남의
자존심유지를 호소하고 있다.
청년층과 여성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홍후보측은 이번 선거에서 젊은 층이 많이참여,투표율이 60%를 넘을 경우
상당한 표차로 승리할 것임을 장담하면서 기대에 차있는 모습이다.
선거본부인 "홍사덕연구소"에는 13대때와 같이 대학생자원봉사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각종 "격려"도 답지,지구당요원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엘리트의식과 함께 안정희구성향이 어느곳보다 강한 유권자들의 특성에
부총리 대학교수등 화려한 전역을 자랑하는 김후보,야당대변인과
라디오칼럼니스트로 이름을 날린 홍후보..
서로 피를 말리는 싸움속에서도 비교적 매너가 지켜지고 있는 강남을의
선거전은 이래저래 여야 자존심의 대결로 빛을 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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