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합리화 산업지정을 앞두고 있는 신발업계가 해외 바이어
들의 주문량 감소와 가격인하로 대기업들이 생산라인을 대폭 축소하고
중견기업의 부도가 발생하는등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14일 부산 신발업계에 따르면 종업원 6백50명규모의 중견업체인 한영
실업(대표 변의승)이 13일 부산은행 사상지점에 7천5백만원의 1차 부도를
낸후 회사정리 절차를 밟고있다.
지난해 아폴로제화에 이어 이번 한영실업의 부도발생은 신발업계에
충격적인 일로 받아 들여지고 있는데 관계자들은 신발업체의 부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주문이 급격히 줄어듬에 따라 대기업들도 생산라인의 감축을 서두르고
있는데 태화는 국내 생산라인을 30개에서 5개로 대폭 축소했고 진양도
케미화라인을 없애고 포화라인에만 주력하고 있다.
국내 최대 생산업체인 화승도 현재의 총 40개 생산라인을 앞으로 5년간
절반수준으로 줄이기로 하고 라인 축소작업에 들어갔으며 금해공장으로
이전한 국제상사도 가동라인 수를 아직 최종 확정치 못하고있다.
이밖에 삼화 태광실업등 대부분 업체가 라인을 축소했거나 라인축소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신발업계의 이같은 어려움은 해외바이어들의 주문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
으로 3대 빅바이어중 하나였던 LA기어가 최근 극동지역본부를 부산에서
인도네시아로 이전하는등 해외바이어들이 국내 주문물량을 중국 인도네
시아등으로 빠르게 전환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들어 해외로부터의 신발 주문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0-20%씩 줄어들고 있는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대형바이어들의 주문이 크게 줄고 있는데 LA기어의 경우 지난해
1.4분기 주문량이 6백64만켤레였으나 올해는 1백25만켤레로 80%이상 줄었고
리복도 지난해 8백84만켤레에서 올해 5백20만켤레로 40%가량 축소했다.
나이키는 지난해 1.4분기에 8백19만켤레를 주문했으나 올해 7백49만켤레로
9.3% 줄어들었다.
이들 바이어는 주문감소뿐 아니라 가격도 생산원가가 우리보다 켤레당 1
3달러씩 낮은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수준으로 낮춰 줄것을 요구하고 있어
신발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고가품의 경우 주력시장인 미국의
경기회복 부진으로 수요가 오히려 감소추세에 있는 실정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정부가 제시한 신발업계 합리화안이 실효성에서 의문이
많다"고 지적하고 "생색용 합리화 지정보다는 보다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지원만이 신발산업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