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천 서울신학대학에서 발생한 시험지 도난 사건과 국립과학 수사
연구소 문서감정의혹 사건은 다같이 국가 공신력에 큰 흠집을 냈다는 공통
점을 갖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같은 희대의 대 사건에 조병길씨(46)라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조씨는 국과수 문서감정요원들이 사설감정원으로 부터 돈을 받고 허위
감정을 해주고 있다는 내용을 언론사에 제보,이 사건이 표면화 하는 계기를
만든 장본인인 데 시험지 도난 사건에서는 서울신대 전 경비과장으로
자살한 조병술씨(56)의 친동 생으로 몇가지 석연치 않은 행적과 언행으로
수사본부 요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병길씨는 시험지 도난사건의 범행을 자백했던 이 대학 경비원 정계택씨
(44)가 자백을 번복해 수사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을때 갑자기 발생한 병술
씨의 자살사건의 배후를 캐는 과정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병술씨 주변인물을 조사하던 경찰은 병술씨의 동생 병길씨가 전과 33범
인데다 특정한 직업도 없이 그렌저 등 고급 승용차를 몰고 학교로 형을
만나러 오곤 했었던 점에서 시험지 도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아닌가
보고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시험지 도난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해 12월과 올 1월등
2개월 사이 에 병술씨가 대전의 동생 집으로 무려 23차례나 집중적으로
전화를 건 사실이 밝혀 져 수사진들은 ''뭔가 있겠다''는 느낌을 받고
조씨의 연행까지 고려했었다.
시험지 도난 사건 수사본부가 자신을 쫓고 있다는 보도가 나가자
병길씨는 수사 본부에 전화를 걸어 "수사팀을 만나 조사에 응하겠다"고
말하고 실제로 대전에 급파 된 형사대를 만나 2차례 조사를 받기까지
했으나 이 때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구속 된 이창열씨(59) 사건 때문에
골치 아프니 귀찮게 하지 말라"며 "오는 10일 MBC에 내가 그동안 했던
일이 보도된다"고 말해 국과수 문서허위감정 의혹 사건을 예고하 기도
했었다.
또 병길씨는 경찰관들에게 "사업상 부산에서 6천만원이 부도가 났는데
상관도 없는 사건 때문에 조사를 받다 부도를 못막으면 수사본부가
책임지겠느냐"는 등 고 압적인 자세를 보이며 시험지 도난 사건 관련설을
완강히 부인했다.
국과수사건이 표면화되기 전 병길씨는 국과수사건의 주요 인물 가운데
하나인 한국인영필적감정원장 이송운씨(67)에게 지난 7일 인장과 문서를
감정받으면서 감정 료로 1백만원짜리 수표 3장을 내놓는등 고액권 수표를
여러장 갖고 있었던 사실이 포착돼 수사관들이 한 때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않나''하는 기대감을 가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병길씨가 이창열씨로부터 자신의 사건과 관련,감정인들의 비리를
캐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씨와 함께 구속된 한모씨(40 )의 동생으로부터
이수표를 받은 것으로 밝혀져 시험지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수사본부는 병길씨가 시험지 도난 사건에 관련됐을 것이라는
심증을 뒷받 침할 물증이나 정황증거를 포착하는데 실패했으나 아직도
병길씨에 대한 미련을 결 코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사본부의 한 간부는 "우리는 이창열씨 사건이나 국과수 문서허위
감정의혹 사건에는 관심이 없으며 오로지 시험지 도난 사건과 조병길씨와의
관련 여부를 수사할 뿐 "이라면서도 "조씨가 또 다른 큰 사건에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뒷맛이 개운치 않다"고 말해 국과수사건에 조씨와 함께
말려들어가 시험지 도난 사건 수사가 엉켜 버릴 것을 우려하는 한편 조씨에
대한 미련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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