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모스크바에서는 지난해 12월16일부터 실시한 러시아공화국의
가격전면자유화정책으로 인한 극심한 경제적 혼란으로 옐친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는 대규모 군중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정부는
국가비상사태선포를 검토중이라고 외신은 전하고있다.
우리는 러시아공화국이 제2의 소연방붕괴사태가능성을 배제할수 없게
되었다는 현실에 대해 우려하게 된다. 원래 가격자유화정책은 자유경쟁을
기본으로한 수요공급의 원칙이 기능할수있는 시장경제체제의 제도적 장치가
선행되지 않는한 그 시행은 파국을 맞게 마련이다. 구소연방경제가 전면
적인 생산감퇴현상을 빚고있는 가운데 가격자유화조치를 단행했다는것은
옐친대통령이 오늘의 사태를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분석한 91년도 구소연방경제는 국민총생산
(GNP)이 전년대비 12%나 감소됨으을 비롯 원유는 10%,곡물생산은
25%가 감소되므로써 예상보다 훨씬 악화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난국을 타개하기위해 지난8일 모스크바에서는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 정부수반회의를 연바 있으나 각공화국간의 이해상충으로 아무런
성과없이 끝났다.
망치와 낫이 그려진 구소련국기를 흔들며 "시장경제를 때려치우라"고
외치는 보수파 군중들의 요구를 옐친 대통령은 어떻게 처리할것인지 지금의
CIS사태는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일부지방에서는
주민들이 농장을 습격해 식량을 약탈해가는가하면 이런 현상은 대도시로
번져가고 있다고 외신은 전하고있다.
이러한 군중들의 동향과 함께 우리가 특히 주목하는것은 아직 가장 강력한
조직력을 유지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진 군부 세력의 향배이다. 개혁파
지도자의 한사람인 소브차크 페테르부르크(구레닌그라드)시장은 "이번에
군사쿠데타가 또다시 일어난다면 국민들의 지지를 받게 될것"이라고 르
피가로지와의 회견에서 경고한바도 있다. 지금 독립국가연합전역은 물론
모스크바에서 진행되고있는 일련의 사태들을 감안할때 우리는
비시장권국가와의 경제교류문제가 얼마나 지난하며 위험부담을 안겨주는
것인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