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니가타(신석)에서 7,8일 양일간에 걸쳐 "환동해교류권신석국제포럼
92"가 열렸다. 니가타현 니가타시 니가타상공회의소의 공동주최로 3회째
열린 이 회의에는 북한 중국 러시아 미국등지에서 많은 전문가가
초청되었고 일본 국내에서 수백명의 관계인사가 모여 성황을 이루었다.
이번회의는 물론 "일본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필자는 첫날
기조강연에서 "일본해"라는 이름문제부터 거론하였다. 세상에는 이름이
이미지를 결정하고 이미지가 상상력을 이끄는 경향이 많다.
우리가 "일본해"라는 이름에 대하여 갖는 거부감이 이문제에 관한 우리의
상상력을 제약하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지난88년
동북아국제회의에서 우연히 일본해라는 이름을 비판한이래 이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조사연구해왔고 아마도 10여차례 이상 이문제에 관한 논의에
참가해 왔다. 필자의 주장내용을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전통적으로 한국에서 동해라고 부르는 바다를 일본에서는 서해라고
불러왔고 시베리아에서는 남해로 불러왔다는 점.
둘째로 16 18세기 유럽에서 제작된 지도에는 일부(약3분의2정도)는
조선해,다른일부(약3분의1정도)는 일본해로 되어있다는 점,중국에서 제작된
고지도에는 조선해로 표시하는 경향이 많았다는 점,즉 유럽과 중국에서는
각기 자기나라의 동쪽 혹은 남쪽에 있는 나라의 이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바다이름을 붙이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에서 "조선해"라는 이름이 붙는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었다는 점.
셋째 명치초기에 일본정부가 만든 공식지도에는 "조선해"로 표시되고
있다는 점. 그후 동해의 일본쪽은 일본해,조선쪽은 조선해로 명명하는
경향도 있었으나 조선이 식민지화되고말자 전체가 "일본해"로 고정되고
그것이 세계에 보급되고 말았다는 점등이다.
결론적으로 "일본해"라는 이름에는 일본제국주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점에서 그 이름은 청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내용이었다.
아울러 한국에서 우리가 즐겨 부르는 동해라는 이름도 기껏 위치표시에
불과하다. 중국에서 동해라고 부르는 바다는 한국의 서해이며,일본에서
동해라고 부르는 바다는 태평양쪽이다. 중국인들이 흔히 동해라고
부르면서 따로 황해라는 객관적 이름을 갖고 있듯이,우리의 동해도 객관적
이름이 필요하다. 북한에서는 "조선동해"라고 부르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일본인들은 "일본해"라는 이름을 좋아한다. 특히 동해연안의 일본의
여러지역은 해가 비치는 태평양쪽이 아니라 일본의 그늘진지역이고,따라서
"환일본해시대"라는 표현에는 일본의 태평양중심주의,혹은
동경일극집중현상에 대한 일정한 저항의식이 잠재되어 있다.
필자가 처음 89년6월초 니가타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일본해"라는
이름을 정면에서 비판하고 나왔을 때는 솔직히 발표후 도망갈 각오였다.
그런데 의외에도 반응이 좋았다. 특히 북한에서 온 대표들의 반응은
열광적이라는 표현이 알맞을 정도였다. 그후 몇차례에 걸쳐 "일본해"라는
이름문제에 관한 강연요청을 받았고 지난 여름에는 "경제평론"9월호의
필자와 조언교수(나고야대)와의 대담에서는 일본의 인쇄물로는 처음으로
"일본해"라는 이름에 "잡지사"를 붙였고 잡지사에서도 새이름붙일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이번 니가타회의에서 인상적인것은 이쪽의 지식인들은 물론이고 니가타의
지사 시장등도 인사말에서 "일본해"라는이름앞에 "소위"라는 용어를 붙여서
썼다는 점이다. 그간 주로 한국측 인사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지만,일본내에 일본해라는 이름을 고치고 새로운 공동의 이름을
붙여야한다는 공감이 예상외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 어느면에서는
한국쪽이 소극적인것 같다.
동해의 새로운 이름으로 "평화해" 혹은 "청해" 혹은"극동해"라는 이름이
거론되었다. 평화해(Peace sea)라는 이름은 태평양(pacific ocean)의
평화가 이 바다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좀 정치적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극동해"는 유럽을 기준으로 한것이지만,미국에서
보면 서태평양에 속한다는점에서 문제가 있다. 그런점에서 "청해"(Blue
sea)가 좋다. 황해의 황색과 현해탄의 흑색에 이어서"홍해"나 "흑해"등의
이름을 연상시키는 청해의청색은 평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색깔이면서 최근
동해가 공해에 찌들어 누렇고 검은 색깔로 바뀌고있는 상황에서 환경보전의
의지가 담긴 빛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벽해"라는 표현도 있으나
이때의 벽은 단지 형용사로 쓰였던것 같다.
저녁 만찬장에서 평양에서 온분들이 "일본해"이름고치는데 대찬성을
표하면서,금강산의 이름을 따서 "금강해"(Diamond Asa)라고 하면
어떨가해서 모두 폭소를 했다. 현지신문과 TV에서도 "일본해"이름 바꾸는
문제가 톱기사로 보도 되었다. "페르시아만"이 "걸프만"으로 바뀐 이후
다시"일본해"란 명칭이 바뀌어질것인가. 이번회의에서 주최측은 "환동해"(
tTink and do tank")립을 정식 발표했는데,우선 거기에 새이름이
붙혀여기를 기대하지만,그것은 아무래도 남북한의 공동주도에 의한
환동해판신마셜플랜에 의해서만 가능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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