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공동체(EC) 외무장관들은 7일 오후(한국시간 8일 새벽 1시30분) 12개
회원국을 3억3천8백만 인구를 가진 느슨한 형태의 연합(FEDERATION)으로
묶는 역사적인 유럽정치통합 협정인 마스트리히트 조약에 조인한다.
조인식은 이 조약에 관한 최종 합의가 도출됐던 지난해 12월 EC정상회담이
개최 됐던 네덜란드의 마스트리히트에서 있게 되며 각 회원국들은 EC가
단일통합시장의 공식 발족과 더불어 유럽연합(EUROPEAN UNION)으로 공식
전환될 오는 93년1월1일 이전에 이 조약을 비준해야 한다.
EC회원국들에게 공동의 외교및 통화정책의 길을 열어주게 될 3백13페이지
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의 이 조약안은 EC회원국 의회의 비준절차를 거치면
유럽 국민간 최대한 긴밀한 형태의 연합을 창출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을
규정한 지난 57년의 EC규약을 수정하게 될 것이다.
마스트리히트 조약은 93년 1월1일부터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EC회원국들은 이로써 역내 여행및 재화,서비스등의 국가간 자유로운 통행을
허용하는 공동시장 창설의 막바지 단계에 와 있게 됐다.
마스트리히트 조약은 유럽의 오랜 숙원인 유럽연합 창설을 달성하려는
조치의 일환으로 역내 국가들에게 방위문제에 공동대응 하기 위한 공동안보
정책을 개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조약은 또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간섭을 배제
시키는 한편 덴마크,그리스,아일랜드등 3개국을 제외한 9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안보협력체인 서유럽연합의 기능을 강화시킬 것이다.
조약은 이밖에도 유럽통화단위(ECU)의 유통을 감독하게 될 유럽중앙은행을
오는 99년 1월1일에 개설하려는 계획을 담고 있다.
마스트리히트 조약은 또 EC에게 산업정책,소비자보호,문화및 다른 영역의
정책에 관한 EC의 결정권을 강화시켜 줄 것이며 지금까지 EC내의 문제들에
관해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유럽의회에 보다 더 강력한 권한을 부여
하게된다.
그러나 유럽통합 운동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영국은 자국의
파운드화를 없애고 ECU(유럽통화단위)로 대체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자국
의회가 추후에 공동통화 정책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잠정조항
을 둘것을 고집하고 있다.
영국 보수당 정권은 EC에게 노동조건과 기타 노동문제들에 관한 권한을
부여하는 조치에 반대하면서 강력한 ''사회 정책"을 촉구하는 조항에만
동의할 전망이다.
이 조약은 이와함께 완전한 유럽연방 창출에 실패했고 <>공동 외교 및
방위정책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각국 정상들은 지난해 12월 회담에서 영국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연방
체 창설에 관해서는 합의하지 못한채 "유럽 국민들 사이의 보다 긴밀한
연합"의 개념을 받아 들이는 선에서 타협했었다.
또 조약의 현규정은 외교정책 결정 과정이 매우 복잡하게 돼 있어 자크
들로르 EC집행위원장 등 일부로부터 실효가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
방위 정책에 관한 규정도 "일정 시점에 공동 방위를 채택할 수 있다"는
정도여서 유럽군 창설 전망 역시 요원한 상태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조약의 핵심적인 내용은 경제 및 통화통합으로 볼 수 있으며
각 회원국들은 이를 위해 경제통합이 완결될 때까지 예산적자와 인플레이션,
이자율등을 상호 협조하에 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