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으로 아이를 갖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당초 당뇨약으로 개발된 다이어트약 '오젬픽'을 투여한 뒤 임신에 성공했다는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블룸버그 통신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오젬픽을 맞고 임신에 성공했다는 사용자들의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오젬픽으로 임신했다'는 그룹이 만들어져 600명 이상의 회원이 모이기도 했다.3만 6000명의 팔로워를 지닌 한 유명 인플루언서도 "과거 2번의 유산과 사산을 겪고 임신이 어려웠는데 3개월간 오젬픽을 투여했더니 임신했다"라며 "현재 임신 3개월로 태아는 무사하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오젬픽'은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다. 당초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량을 돕는 용도로 쓰였는데,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다이어트약으로 쓰이고 있다.하지만 오젬픽에 포함된 성분이 임신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당초 해당 약물의 초기 임상시험에서 임신 관련 연구는 확인 대상이 아니었다.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체중 감소로 인해 배란 기능이 개선되는 등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임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약물의 성분이 피임약의 흡수를 방해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한편, 약 성분이 태아에게 위험을 줄 가능성에 대해선 확실히 증명된 바가 없지만 전문가들은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해당 약물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전시장을 방문하실 땐 꼭 운동화를 신어 주세요' 한 전시의 초대장 마지막에 적힌 문구다. 체육관도, 운동장도 아닌 전시장에 올 때 운동화를 신어 달라는 희안한 부탁이다. 남산공원 바로 앞까지 올라야 겨우 보이는 건물. 그 마당에 들어서면 관객들은 '운동화를 신어 달라'는 부탁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전시장 입구까지 가는 길을 '러닝 트랙'처럼 꾸몄다. '드레스코드가 운동화'인데다 마라톤 트랙을 따라 입장해야 하는 전시의 정체는 서울 회현동 피크닉에서 열리고 있는 '달리기 :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다. '20세기 스포츠 영웅'으로 불리는 에밀 자토펙의 어록에서 따 온 제목처럼, 이 전시는 '인간의 달리기'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 그림, 설치작, 영상부터 관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작품까지 '러닝'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선보인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관객을 맞이하는 건 작품이 아닌 러닝머신 두 대다. 전시 관계자들이 돌아가며 쉬지 않고 러닝머신 위를 달린다. 한 층 위엔 관객이 직접 러닝머신을 뛸 수 있는 체험형 작품도 놓였다. 서울을 비롯해 모로코, 호주, 핀란드 등 6개 국가의 대표적 러닝 코스를 화면 위로 보며 달릴 수 있다. 편한 신발을 신고 온 관객들만 이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시 드레스코드가 운동화가 된 이유다.전시장 한켠, 넓은 흰 벽 앞엔 달리는 모습을 한 해골이 걸려 있다. 인체의 뼈마디엔 마치 해부학을 공부하는 학도가 남긴 듯한 설명들이 붙어 있다. 이 달리는 해골의 정체는 이형구의 '호모 푸각스'다. 몸에 대한 집요한 상상과 탐구를 하는 작가 이
지난 13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미사일 수백 발과 드론 공격을 퍼부어 중동지역에 전운이 감돌았다. 10여일 전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공습한 것에 따른 보복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벌어진 전쟁은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구촌은 이제 동시다발적인 전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이 쓴 <세 개의 전쟁>은 국제정치의 본질을 전쟁이란 렌즈로 파헤친 책이다. 평소엔 모호하거나 은밀하게 감춰진 강대국 정치의 민낯이 전쟁이란 특수 상황에서 투명하게 드러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책이 다루는 전쟁은 세 종류다. 20세기 미국과 일본의 태평양전쟁,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그리고 긴장관계가 심화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가상의 대만전쟁이다.이들 세 개의 전쟁은 싸움의 주체와 시기, 갈등 원인 등이 달라 얼핏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전쟁의 본질이 모두 같다고 주장한다. 강대국 간 세력권의 충돌이 갈등의 핵심이고, 국제 정치 무대에서 패권 국가로서 지위를 보전하기 위해 사수해야 하는 이익선(利益線)을 위한 다툼이라는 점에서다.태평양전쟁은 아시아의 패권을 쥐기 위한 일본 제국주의가 시발이었다. 일본은 서구 세력의 침탈에 맞서 아시아 민족들의 독립을 지켜내기 위한 ‘대동아전쟁’으로 포장했지만 본질은 지역 내에서 미국과 영국 등을 몰아내고 패권을 빼앗으려는 것이었다.우크라이나전쟁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소비에트연방 붕괴 후 급속히 추락한 지정학적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시도라고 강조한다. 우크라이나는 풍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