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 22일 현재 원화환율은 달러당 7백64원30전으로 작년말 7백60원80전에
비해 3원50전, 0.5% 올랐다. 그만큼 원화값이 달러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지고있는 셈이다. 환율오름세가 경제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
앞으로도 계속 오를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환율은 우리나라 돈으로 표시한 외국돈의 값이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7백60원이라면 이는 원화로 표시된 1달러의 가치가
7백60원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외국돈,즉 달러값이 비싸진다는 뜻이다.
반대로 환율이 떨어진다는것은 달러값이 싸짐을 의미한다.
환율상승을 원화의 평가절하라고도 말한다. 평가절하는 고정환율시대에
국가간에 협정된 환율을 인위적으로 올릴경우 사용하는 용어인 만큼
요즈음같이 환율이 시장수급에의해 저절로 달라지는 변동환율시대에는
어울리는 표현은 아니다. 다만 환율상승을 원화가치하락으로도 쓰기때문에
절하라는 말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 환율은 왜 오르는가. 무슨 이유로 달러값이 비싸지고 원화값이
싸지는가.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환율결정방식에서 찾을수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시장평균환율제도를 쓰고 있다. 은행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환율이 결정된다. 달러를 많이 필요로 하는
반면 공급이 적으면 달러값이 비싸지게돼 환율이 오른다.
공급량보다 더 많은 달러가 필요하다는 것은 수출해서 벌어들인 달러보다
수입대금으로 지출할 달러수요가 훨씬 많다는 뜻이다. 즉 무역적자가
계속되면 현재의 환율결정방식에서는 환율이 오를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작년 한햇동안 무역적자가 96억5천9백만달러에 달했을때 환율은 5.8%
올랐고 올해도 연초부터 적자행진이 이어져 환율이 오르고 있는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율의 변동은 교역상품의 상대적인 가격구조를 변화시켜
수출과 수입에 직접 영향을 주게된다. 환율상승은 우선 수출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수 있다. 예컨대 환율이 7백원에서 8백원으로 올랐다면
1달러짜리 물건을 수출했을때 수출업자는 가만히 앉아서 예전보다 1백원을
더벌어 들일수 있어 수출증대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똑같은
물건을 팔고도 손에 들어오는 돈이 많다면 당연히 수출을 많이 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또 달러표시가격도 낮출수 있어 환율상승은 수출업계에 큰
보탬이 된다.
반대로 환율상승은 수입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같은 물건을 사는데도 원화를 더 많이 지출하게돼 수입에따른 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무역적자를 개선하는데는 환율상승만큼 효과가 큰 처방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수 있다.
그러나 환율상승이 수출입에 미치는 이같은 효과는 다른 여건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전제를 깔고 있기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수가 있다. 환율이 아무리 올라도 국산품의 질이 떨어
지거나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나라의 수출품값이 대폭 떨어졌을때는
국산품의 수출이 늘어나기어렵다.
환율상승으로 수입이 줄어드는 것도 그렇게 간단치않다. 환율이 올라
수입품값이 비싸지더라도 당장 수입을 줄일수있는 여건이 안된다면 공허한
이론에 그칠뿐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환율이 오르면 초기에는
수입대금이 늘어 결과적으로 무역수지가 개선되지않고 오히려 나빠진다는
J커브효과의 이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 환율상승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무역수지적자국일수록
환율상승을 바라게 된다.
국내업체들이 수출이 부진할때마다 원화가치절하를 요구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최근 원화값이 계속 떨어지자 이들의 요구도 많이 줄었다.
무역적자의 원인을 낮은 환율(고평가)로 돌리던 목소리가 상당히 가라앉은
셈이다.
물론 추가적인 원화절하를 요구하는 업체가 없는것은 아니다. 이들은
명목적인 환율은 오름세를 타고있으나 물가등을 감안한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볼때 원화값이 여전히 비싸게 평가되어 있다며 원화가 더
떨어져야한다는 주장을 펴고있다. 실질실효환율이란 명목환율이 변하지
않더라도 물가가 오르면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전제아래
다시 계산해낸 환율이다. 특정시점의 명목환율과 물가등을 기준시점과
비교해서 따져보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실질실효환율기준으로 볼때 원화의
추가가치절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서는 그 기준으로도 최근 원화값이 적정하다고 분석하고있다. 서로
주장이 다른것은 현재의 명목환율과 물가를 어느 시점과 비교하느냐에
따라 실질실효환율이 다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재무부도 현재의 환율이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역적자가
계속되고있는 추세가 원화의 점진적인 하락으로 잘 반영되고있다고
보고있다.
이같은 원화절하추세는 앞으로 무역적자의 획기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계속 이어질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연말 환율전망에
관해 다소 차이는 있으나 달러당 7백80 8백원선에 이를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재무부는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서 전망치를 내놓지는
않지만 연말 7백80 8백원선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원화값이 떨어질 경우 부작용도 적지않다.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똑같은 물건을 수입하고도 지출하는 원화가 많아지면
비용인상을 초래,국내물가에 부담을 주게된다.
한은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환율이 5%오를경우 물가가 1년지나면
0.65%,2년되면 1.65%정도 오르게 되는것으로 나와있다. 이같은 분석도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현실화된다고 단정할수는 없으나
아무튼 환율상승이 무역수지를 개선시키는 효과못지않게 물가상승을
부추길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최근
원화환율상승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것이다.
최근의 환율움직임을 보면 원화가 달러화뿐 아니라 일본엔화에 대해서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다. 지난22일 현재 1백엔당 원화환율은
6백18원37전으로 올들어 1.8% 절하됐다. 달러화에 대한 절하폭(올들어
0.5%)보다 엔화절화폭이 큰셈이다. 이는 국제외환시장에서 엔화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있어 상대적으로 엔화에 대한 원화값이 싸지기 때문이다.
환율만 따진다면 일본에 대한 수출여건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할수있다.
앞으로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로 주식시장개방에 따른 외화자금유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무역동향에 따른 외화의 수요공급에
의해 환율이 결정됐으나 무역과 전혀 관련이 없는 주식투자자금이
들어오게돼 환율움직임에 영향을 미칠수있기 때문이다.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가 적더라도 주식투자용 외화가 많이 유입되면 상대적으로 외화값이
싸지게돼 환율이 떨어지게된다.
지난3일부터 주식시장을 개방한이후 들어온 외화는 3억달러로 하루평균
외화거래량정도에 불과하기때문에 환율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유입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서 주목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달러화가 많이 유입돼 무역수지의 호전없이도 원화가치가 높아지는것은
어떻게보면 바람직한것만은 아니다.
또 하루에 움직일수있는 환율(은행간 거래기준)폭을 넓혀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있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있다. 현재 은행간 환율의 하루 변동폭은
전날 환율(시장평균환율)의 위아래로 0.6%씩이다. 재무부는 점차 하루
변동폭을 넓힌다는 기본 방침을 세워놓고있으나 구체적인 시기와
확대범위는 정하지 않았다고 밝히고있다.
어쨌든 최근의 환율상승(원화가치하락)은 상당히 가파른 곡선을
그리고있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것같다.
수출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게 틀림없으나 초미의 관심사인
물가상승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돼 외환시장동향을 감안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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