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만재무부장관이 21일 노태우대통령에게 보고한 금리안정대책은
현재처럼 심각한 금융비용부담이 계속될경우 기업의 경쟁력강화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금리를 내려 금융자산에 대한 과도한 수익을
줄이고 기어부담을 낮춰줌으로써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겠다는데
이번대책의 초점을 맞추고있다.
그러나 금리를 낮추기위한 가장 원론적이고 고전적인 방법인 넉넉한
통화공급이 물가안정이라는 장벽때문에 불가능한 만큼 이번 금리안정대책의
내용은 대부분 행정지도에 의존하고 있다는것이 특색이다. 정부가
금융기관의 금리결정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자금집행과정을 낱낱이
간섭함으로써 금리인하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욕이 곳곳에 담겨있다.
때문에 정부의 행정지도에 민감한 금융기관들의 속성을 감안할때 이번
대책이 단기적으로는 성공을 거둘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또다른 부작용을
유발하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앞선다.
더구나 연초들어 관례적으로 금리가 떨어지고있을때 이같은 대책이 나와
금리하락이 마치 이번 대책때문이라는 인식을 줄수도있으나 자금수요가
늘어나는 3,4월들어서 금리하락추세가 반전될경우 그때가서도 행정지도가
먹혀들지는 미지수이다.
이번 금리안정대책중 눈에 띄는것을 보면 금융기관의 적정한 예대마진
유지 무역어음할인금리 1%포인트 인하유도 가계자금대출억제
대형투자사업에 대한 금융자금대출 사전조정등이다.
이들을 하나씩 뜯어보면 우선 금융기관의 적정한 예대마진 유지는 그동안
금융기관들이 금리따먹는 장사에 너무의존,상대적으로 기업들에 대해
지나친 금융비용부담을 가중시켰기 때문에 이를 고쳐보겠다는데서
마련됐다. 현재 은행의 예대마진은 4 4.5%,제2금융권의 예대마진은
이것보다 높은수준이다. 재무부는 금융기관들이 대출금리를 낮춰
예대마진을 축소토록 종용,결과적으로 기업의 금융비용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대마진축소를 종용하기위해서는 각 금융기관별
예대마진을 낱낱이 따질수밖에없어 지난친 통제라는 비난을 받을소지가
높다고 할수있다.
무역어음할인금리 인하유도조치는 수출업체지원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현재 은행의 무역어음할인금리는 연12 15%수준이다. 재무부는 한은이
은행들에 값싸게 공급하는 유동성조절자금을 활용해서 이금리를 12 14%로
1%포인트낮추도록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한은의 값싼 자금이 은행으로
들어가면 은행의 자금조달비용도 줄게돼 무역어음할인금리가 낮아질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자유화되어있는 무역어음할인금리를
1%포인트내리겠다고 명시하는것이 과연 금융원리에 맞는것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가계자금대출억제는 한정된 금융자금을 가능한 한 제조업위주로
공급하기위해 마련된 것이나 이로인해 그나마 서민들에게는 높기만한
은행문턱이 더 높아질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가계자금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무부는 은행별로 대출한도를 설정해서 운영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어 은행별 자금할당관리라는 구태가 재연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이밖에 대형투자사업에 대한 금융자금대출때 정부의 의견을 반영토록한
조치는 기업의 중복 또는 과잉투자를 막는 장치가 될수 있다는점에서
바람직한 일면도있다. 그동안 석유화학위주로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자금을 끌어쓴 나머지 시중자금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수요측면에서
자금압박을 덜수있는 제동장치가 필요했던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은행에서
정부의 의견을 반영토록한 조치의 효력이 과연 어느정도 구속력을 갖는지
모호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정부가 과도한 행정력을 동원하게돼 또다른
부작용을 낳는 꼴이 될 가능성도 높다.
결국 재무부의 금리안정대책은 금리를 낮춰야한다는 절박한 상황에 몰려
조목조목 문제투성이인 내용들이 총망라된 불안한 작품이라는 평을
듣고있다.
금리를 근본적으로 낮출수있는 원론적인 처방에 오히려 신경을
썼어야한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연10%에 육박하는
물가를 낮추고 경제성장률을 적정하게 유지할 수있는 내용으로
짜여졌어야한다는 주문이다. 물가가 치솟고 기대성장률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하나만을 끌어내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금융부문에만 갖가지 규제를 동원하기 보다는 금융의 원칙을
살리면서 금리가 낮아질수있는 여건조성에 각부처가 함께 노력해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고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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